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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Wrong?"
"What's Wrong?"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21.08.23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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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철수, 테이퍼링, 반도체쇼크 - "떨어지는 칼날은 잡는 것이 아니다"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 외국인들이 코스피에서 7조원을 순매도했다. 그중 삼성전자가 5조5700억원, SK하이닉스가 2조177억원이었으니,  전체 순매도의 108% 매물 폭탄, 오버 셀링한 셈이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 석사
sbs비서실 스피치라이터
대우증권 실전투자대회 3위 입상
한국경제tv 해외스탁킹 우승
한국경제tv 해외주식 전문가

지난 11일 하룻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이 15조원이 증발되었다. 이러한 외국인들의 반도체 매물 폭탄을 두고, 일부 애널들은 미국의 테이퍼링으로 인한 긴축 우려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 유력 IB(투자은행)들의 반도체 다운사이클 전망에 근거, 국내 반도체 업체 전망을 큰 폭 하향 조정한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초과 공급에 대한 단가 하락과 D램 메모리 가격의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초부터는 주문 증가로 인해 반도체 사이클의 회복이 양호해질 것이라는 일부 긍정적인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아직 알 수 없다. 일봉 차트상으로 보면 이미 지지선이 붕괴되면서 저점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추가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필자의 투자경험으로 돌이켜보건대 수급이 확인될 때까지는 시간을 갖고 관망할 필요가 있다.

심리적인 마지노선이라는 코스피 3200선과 코스닥 1000선이 연이어 붕괴되었다. 기술적 반등이 나와도 약하고 그러다보니 실망매물로 다음날 더 많이 하락한다. 외국인들의 연이은 매물폭탄에도 어찌된 일인지 기관들은 시장 방어는 커녕 한술더떠 동반 매도하거나 팔짱끼고 관망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연이은 시장 급락으로 인해 그동안 급증한 개인들의 신용물량이 담보부족으로 인해 연일 반대매매로 출회되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외국인들은 지난 7월 코스피에서 4조 140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서는 3조778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10조 1670억 순매도 이후 6월에는 4990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이번달까지 순매도세는 이어지고 있다.

7월말 기준으로 외국인은 상장주식 811조원(전체 시총의 29.4%)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되었는데 전월 대비 31조 3000억원이 줄어들었고, 시총대비 보유비중도 29.9%에서 29.4%로 줄었다.

누가봐도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셀 반도체'이지 '셀 코리아'가 아니라고 강변한다.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LG화학을 3967억원 사들였고 삼성SDI와 NAVER 등 배터리 2차전지와 실적 호전 기업들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을 그 일례로 들고 있다.

그러나 순매도와 순매수의 금액, 즉 규모 차이가 엄청나다는 점과 연일 계속되는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약하다.

미국은 전격적으로 아프간에서 철수를 발표했다. 미군 철수가 시작되면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공세가 강화되었고 결국 아프간 전역이 탈레반의 수중에 떨어졌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은 테러의 주범인 2011년 이슬람 테러 무장조직' 탈레반'을 응징,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고 아프간을 점령 주둔해왔다. 

이번에 전격적으로 철수하면서 다시 탈레반의 테러에 대한 공포와 함께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일봉 차트

미 백악관에서 한국과 대만은 아프간과 달라서 미군 철수는 없을 것이며 동맹국으로서 보호할 것이라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아시아 증시 중 가장 견고한 흐름을 보여왔던 대만 증시는 하루  2.8%나 맥없이 급락했다. 아시아에 이어 유럽 증시도 비교적 큰 폭으로 동반 하락했다.

이미 과거 1950년 미국의 트루먼이 한국과 대만을 미국의 극동방위선인 '에치슨라인'에서 제외했던 것과 그로 인해 1950년 한반도에서 '한국전쟁'이 발발했던 역사적 교훈을 우리는 뼈아프게 체험한 바 있다.

또한 1979년 대만에서의 미군 철수도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는데 미군이 얼마나 쉽게 발을 뺄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나 유럽에서 미군을 철수할 의사가 없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과거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1월 주한 미군 가족 철수 준비 지시를 내린 바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물폭탄과 순매도 공세는 단순히 반도체 문제만이 아니다. 미국의 아프간 철수에서 비롯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반도 리스크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한다.

7월 미국 FOMC회의록에서 언급된 10월 테이퍼링 검토설에 이어 이번주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의 연설에서 시행시점에 대한  힌트의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선 반영되고 있다고 본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집값 폭등이라는 현 정권의 실정에 대한 비난이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가운데 은행권의 담보대출 중단과 함께 치솟는 물가와 인플레 차단을 위해  8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을 강행할 수 있다는 것도 부담스럽다.

작금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는 단순한 반도체 다운사이클의 문제 때문만이 아니다. 이러한 대내외적 변수가 종합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지난 5월부터 반도체 부품 부족, 즉 반도체 쇼티지가 글로벌 자동차산업을 강타하고 있다. 나아질 줄 알았던 반도체 공급 부족이 하반기에도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동남아 중심으로 델타변이가 확산되면서 부품 조달도 어려워지고 있다.

도요타의 감산 발표에 이어 현대차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차 생산시 일부 부품이 누락된 마이너스 옵션 차량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고 중고차 시장에서는 풀옵션 차량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같은 반도체 쇼티지로 인한 자동차 생산 감소는 내년 하반기에나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을 정도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과 메모리 D램의 가격 하락은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극과 극의 반도체의 두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아프간 철수 후유증, 미국의 테이퍼링 임박, 반도체 쇼크에 이르기까지-

지금은 현금 비중을 높여두어야 할 시점이다. 떨어지는 칼날을 덥석 잡아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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