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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면 마이너’…또 붙은 롯데 vs 신세계, 유통 공룡 이베이 인수전
‘밀리면 마이너’…또 붙은 롯데 vs 신세계, 유통 공룡 이베이 인수전
  • 송채석 기자
  • 승인 2021.06.08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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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온라인 강화 사활…신세계는 네이버와 연합
인수가 3~4조 추산…자금력에서 승부 갈릴 듯

유통업계의 최대 관심사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국내 유통 라이벌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2파전으로 좁혀졌다. 누가 인수하더라도 국내 e커머스 업계의 판도가 달라진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시행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서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을,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앞세웠다.

당초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는 본입찰에 불참했다.

11번가를 운영중인 SK텔레콤은 5조원으로 거론되는 이베이코리아 몸값에 부담을 느끼고 인수 이후 시너지도 높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도 막판까지 고민했지만 인수의향서를 내지 않았다. 다만, 마지막까지 관심을 유지하며 고민하겠다는 의향을 전했다.

유통 라이벌 롯데와 신세계는 그동안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롯데 유통BU(Business Unit)장을 맡고 강희태 부회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도 “경쟁사와 같이 우리도 진지하게 이베이코리아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특히 롯데와 신세계는 그동안 오프라인 영역에서는 강점을 보여왔지만 온라인 부문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앞서 나가기 시작한 네이버와 쿠팡을 따라잡아야 하는 형편이다. 

무엇보다 이베이코리아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매력적인 매물이다. 인수만으로 e커머스 시장의 강자로 도약할 수 있다.

G마켓·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거래액은 20조원이었다.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롯데쇼핑의 e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의 거래액은 약 7조6000억원이었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거래액 규모로는 네이버만큼 커진다. 신세계도 마찬가지다. 

신세계의 e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3조9000억원 수준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어떤 회사와 결합해도 당장에 네이버·쿠팡과 경쟁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갖는다.

롯데와 신세계 양측 모두 이베이코리아가 가진 ‘규모’가 필요한 상황이다. 쿠팡과 네이버가 앞서나가는데 여기서 주춤하면 영원히 ‘마이너 회사’에 머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모두 상대방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하는 것은 막아야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베이코리아를 품게 되면 e커머스 시장에서 1~2위를 다툴 수도 있지만 반대로 군소업체로 전락하는 비운을 맞을 수도 있다.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e커머스 사업부문인 롯데온의 부진을 만회하고자 한다. 롯데는 롯데온의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올해 1분기 e커머스 사업부문의 영업손실은 29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150억원) 같은 기간 대비 적자 폭을 키웠다.

롯데 e커머스 부문은 지난 4월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 나영호 신임 대표 체제로 새출발했다. 롯데는 나 대표가 이베이코리아 인수 전면에 나서지는 못하더라도 일정 부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인수전에 이름을 올린 롯데쇼핑도 지난해부터 진행한 점포 효율화 작업 등으로 인수 자금은 충분히 확보한 상태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버와 신세계는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쇼핑 동맹을 맺었다. 최근 미국 증권 시장 상장으로 5조원 실탄을 장전한 쿠팡 등에 맞서 유통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두 기업이 힘을 합치는 게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네이버(27조원)와 신세계(7조6000억원)가 힘을 합쳐 이베이코리아(20조원)를 품게 되면, 단순 계산으로 약 55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쇼핑 연합이 탄생한다. 쿠팡(22조원)을 압도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 161조원 중 3분의 1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제시한 5조원에 달하는 인수가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을 3조~4조원 사이로 보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가 구체적으로 인수가를 어느 정도로 제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조원대의 가격을 적어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양측이 확보한 자금력의 규모가 승부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큰 돈을 써서 인수했다가 악화한 재무 상태를 감당하지 못하는 ‘승자의 저주’도 생각해야 한다. 일단 인수를 하더라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대규모 추가 투자는 불가피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롯데와 신세계의 정면 대결은 다음주 열릴 것으로 알려진 이베이 본사 이사회 이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 모두 온라인에서 밀리면 답이 없다는 불안감과 조 단위 돈을 써야 한다는 불안감이 모두 있는 상황”이라며 “어느 누구라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e커머스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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