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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인색하다” 비판에 발끈한 IPTV 3사…“오만과 욕심에 가득차”
CJ ENM “인색하다” 비판에 발끈한 IPTV 3사…“오만과 욕심에 가득차”
  • 신정수 기자
  • 승인 2021.06.03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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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3사와 CJ ENM의 콘텐츠 사용료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용료 인상이 과도하다는 입장과 콘텐츠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정부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3일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가 속한 한국IPTV방송협회는 전일 입장문을 통해 “오직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오만과 욕심에 가득 차 있다”며 CJ ENM을 거세게 비판했다고 밝혔다. 

IPTV 3사는 이날 “국내 유료방송사업자에게 비정상적이고 과도한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CJ ENM의 글로벌 확산 전략의 시작이란 말인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31일 CJ ENM 강호성 대표가 자사 기자간담회에서 “종합유선방송사업(SO)은 수익의 가장 많은 부분을 콘텐츠 공급자에게 내놓고 있고 영세 SO도 마찬가지로 전향적인데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IPTV는 인색하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IPTV 3사는 콘텐츠 대가 지급에 인색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2019년 한 해 전체 콘텐츠 수급 비용으로 수신료 매출 대비 48%를 넘어서는 1조1712억원을 CJ ENM 등 방송채널사용사업자와 지상파 사업자에 지불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CJ ENM 관계자는 수신료 매출 대비 48%를 콘텐츠 수급 비용으로 지불하고 있다는 주장은 부풀려졌다고 재반박했다. 

CJ ENM은 지난달 20일 “2019년 IPTV가 고객들에게 수취한 기본채널수신료 매출과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 가운데 16.7%만이 실시간채널 공급 대가로 전체 PP에게 배분되고 있다”며 양질의 콘텐츠 생산을 위해 사용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지난 2월부터 프로그램 사용료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이를 두고 지난달 20일 IPTV 3사는 성명을 통해 “최근 대형 콘텐츠 사업자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전년 대비 25% 이상이라는 비상식적 수준으로 콘텐츠 공급 대가를 인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측의 갈등이 이어지자 정부는 중재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7일 서울 서대문구 케이블TV협회에서 유료방송 유관 협회장 및 사업자 대표,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간담회를 열어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최근 유료방송 시장의 시장 정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경쟁 심화로 업계의 어려움이 커지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이해관계의 자율적 조정을 어렵게 하고, 갈등 관계가 표출되기까지 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31일 CJ ENM이 콘텐츠 투자 확대 및 ‘티빙’의 글로벌 플랫폼 확장 등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시대에 콘텐츠 유통 구조도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의 갈등이 재점화됐다.

CJ ENM은 글로벌 OTT에 종속되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냈다. 넷플릭스로부터 시작된 OTT 경쟁 심화되고 있는 탓에 콘텐츠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고 기존 IPTV의 프로그램 사용료 문제, 콘텐츠 유통 구조를 선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호성 대표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K컬처의 글로벌 시대가 왔지만 이는 유통구조 때문이 아니라 콘텐츠가 선진화됐기 때문”이라며 “국내 콘텐츠 유통구조가 아직 국내시장에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 콘텐츠만 글로벌화됐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결국 글로벌 OTT로 예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제작사가) 프로그램을 공급할 경우 100%, 120% 이상을 받는 시스템이라 콘텐츠 제작 투자가 원활한 환경이지만, 국내에서는 IPTV사에 프로그램을 제작해 공급하면 약 3분의 1 정도를 수신료(프로그램 사용료)로 받아 우리는 늘 불안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2일 IPTV 3사는 “CJ ENM에서는 시장규모가 다른 일부 해외 미디어 시장 사례를 글로벌스탠더드라 주장하며 우리나라보다 유료방송 이용요금이 9배 이상 비싼 미국 사례를 들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미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사실상 이용자 요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되받았다.

결국 이 같은 갈등은 OTT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해외 시장을 내다보는 콘텐츠 제작사와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IPTV 간의 입장 차에서 불거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IPTV 3사는 “CJ ENM이 글로벌 마켓을 타깃으로 콘텐츠 제작 투자를 진행하면서 이에 대한 비용을 국내 시장에 전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 미디어 시장 규모와 재원 구조에 대한 고민이 결여된 이 같은 주장은 시장 질서를 파괴하고 국내 이용자의 과도한 부담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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