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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株, ‘슈퍼사이클’ 기대감 컸지만 주가 여전히 부진…반도체 하반기 실적 향상 전망
반도체株, ‘슈퍼사이클’ 기대감 컸지만 주가 여전히 부진…반도체 하반기 실적 향상 전망
  • 윤상현 기자
  • 승인 2021.05.14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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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주문 축소 공포
IT기기 수요회복 예상보다 더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약세

올해 들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 국면에 들어섰다는 기대감이 나왔지만, 국내 메모리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생산 기업이 앞으로 10년간 51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정부가 세액공제 확대 및 금융·인프라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K-반도체 전략’을 전일 발표했지만 이들 반도체주는 소폭 상승했을 뿐 약세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04% 상승한 8만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전일 장중 7만8400원까지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이다 올해 들어 종가 기준 가장 낮은 가격인 7만8500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전 거래일 대비 0.85% 상승한 11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지난 3거래일간 주가가 약 10% 이상 빠지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근 이들 반도체 주가 부진에 주요 요인을 꼽자면 ‘반도체 쇼티지’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쇼티지가 나면 반도체 가격이 올라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 실적엔 좋을 수 있지만 완성차와 스마트폰 등이 생산 차질을 빚으면 구조적으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0일 이번 쇼티지로 가장 몸값이 높아진 반도체 파운드리 1위 업체 대만 TSMC는 4월 매출 발표를 통해 오히려 반도체 쇼티지가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도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부품 주문을 줄이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하락한 것은 쇼티지가 주요요인이지만 정보기술(IT) 제품에 대한 수요 부진과 관련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11~12일 이틀간 각각 3.85%, 8.08% 하락했다. 쇼티지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묶여 있었던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우려가 해소되는 국면에서도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대만 TSMC는 이 기간 4.92%, 마이크론도 6.16% 급락했다.

IT 기기에 대한 수요가 예상만큼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오더컷(부품 주문 축소) 공포’라고 표현했다. 

코로나19로 인도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중국의 4월 스마트폰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34% 줄었다는 발표가 나왔다. 

애플 ‘아이폰 미니’도 예상보다 판매량이 늘지 않으면서 부품 주문량을 축소했다는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 이런 표면적인 지표를 시장은 수요 회복 강도가 예상보다 약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아울러 공매도 거래대금 급증도 반도체주의 주가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일간 23억~49억원 수준이었으나, 11일 840억원으로 뛰었다. SK하이닉스의 공매도 거래대금 역시 일간 6억~72억원 수준에서 11일 561억원으로 급상승했다.

한편 공급 증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있었던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노종원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이날 내년 투자분 일부를 올해로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3.7%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메모리 제조 업체들의 투자 계획을 향후 공급과잉의 전조로 해석한다. 메모리 반도체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사이클 산업이다. 주요 고객사로선 반도체 공급량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면 가격이 하락할 때까지 제품 구매를 미룰 수 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 신호들이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좋은 뉴스는 아니지만, 예정된 ‘메모리 사이클’을 꺾을 정도의 요인은 아니라고 내다봤다. 

상반기까지는 스마트폰 및 PC 수요가 주력이었다면 하반기부터는 서버 업체들의 본격적인 투자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 주가의 가장 믿을 구석은 실적이다. 

증권업계는 올 3분기에는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수요(PC, TV)와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컨택트 수요가 맞물리면서 추가적인 이익 상향 사이클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경기 회복 국면에서도 라이프 사이클 변화,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 등으로 IT 기기에 대한 수요는 양호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고전하고 있는 것은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기저효과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철강 화학 등 전통 시클리컬(경기민감) 업종과 비교해 전년 동기 대비 실적 증가폭이 극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언택트 수요로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년 동기 대비 반도체 업종 수출량 증가세를 정직하게 따라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구조적 성장이 가능한 사이클 산업’이기 때문에 아직 사이클 상승의 초입 국면에 있는 만큼 기저효과가 커지는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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