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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ICT 기업들, ‘제2 디즈니’ 꿈꾼다…글로벌 콘텐츠시장 겨냥해 보폭 활발
국내 대표 ICT 기업들, ‘제2 디즈니’ 꿈꾼다…글로벌 콘텐츠시장 겨냥해 보폭 활발
  • 신정수 기자
  • 승인 2021.02.01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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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KT·엔씨소프트, 새해벽두부터 합종연횡 한창

국내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인 네이버, 카카오, KT, 엔씨소프트 등이 새해 벽두부터 콘텐츠 사업에서 보폭을 서두르고 있는 모양새다. 사업 전열을 가다듬고,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 것은 물론 합종연횡도 한창이다. 

이는 누적된 지식재산권(IP), 기술, 자본력을 바탕으로 갈수록 거세지는 한류를 타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아시아의 디즈니’가 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1일 IT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는 콘텐츠사를 잇따라 인수하며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일 캐나다 웹소설 업체 왓패드를 6억 달러(6533억원)에 취득한다고 발표했다. 

왓패드는 2006년 설립된 이후 전세계에서 90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세계 1위 웹소설 플랫폼이다. 이로써 네이버는 기존에 보유한 세계 1위 웹툰사인 네이버웹툰에 더해 왓패드까지 품에 안음으로써 세계 최대 스토리텔링 플랫폼으로 등극하게 됐다.

네이버는 지식재산권(IP) 확보 외에 엔터사들로도 손을 뻗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7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자회사 ‘비엔엑스’의 지분 49%(4119억원)를 취득한다고 알렸다. 이를 통해 네이버(브이라이브)와 빅히트(위버스)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1년내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과 세계적인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가 급성장하고 있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 분야에서 경쟁하기보다 힘을 합쳐 세계 최고의 K 팝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빅히트 외에도 YG(2017년)와 SM(2020년)에 각각 10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CJ그룹과도 6000억원대 지분 맞교환을 통해 CJ ENM(5.00%, 3대 주주), 스튜디오드래곤(6.26%, 2대 주주)의 주요 주주가 됐다. 

업계는 네이버의 플랫폼 운영 기술력과 엔터사들의 아티스트 라인업이 만나면 콘텐츠 시장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발휘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국내 최대 모바일 기업 카카오도 글로벌 엔터시장 공략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25일 자회사인 웹툰·웹소설을 운영하는 카카오페이지와 다수의 연에기획사, 제작사를 보유한 카카오M을 합병, 종합 콘텐츠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출범시킨다고 선언했다.

카카오 콘텐츠 생태계는 탄탄하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웹소설 등 8500여개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지적재산권(IP)로 보유했다. 국내서 유료화 성공 후 북미, 중화권, 동남아, 일본 등 10개국에 진출해 있다. 카카오M은 가수·배우·기획사 11곳과 공연·영상 제작사 7개를 거느리고 있다. 

아이돌그룹 몬스타엑스와 현빈 수지 등이 속해 있다. 또 지난해 9월 1일 카카오TV를 통해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들은 지난 24일(오전 8시 기준) 누적 조회수 2억뷰를 돌파,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출범은 카카오가 '국민 메신저' 기업에서 글로벌로 무대를 본격 옮기겠다는 신호탄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사업 혁신을 위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또 한 번의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통사쪽에서는 KT가 전향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KT는 지난 28일 'KT 스튜디오 지니'를 새로 설립, 그룹 내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KT그룹 내에는 ▲웹소설·웹툰 등을 제작하는 ‘스토리위즈’ ▲드라마·예능·스포츠 등 8개 채널을 가지고 있는 ‘스카이TV’ ▲음원서비스업체 ‘지니뮤직’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 ▲유료방송으로 콘텐츠를 유통하는 ‘KTH’ ▲디지털 방송광고가 강점인 ‘나스미디어’ 등 관련 법인이 여러개 나뉘어 있다. 하지만 앞으로 ‘KT 스튜디오 지니’가 컨트롤타워로서 역량을 집결, 글로벌 종합 미디어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인터넷TV·위성케이블 방송의 절대 강자 KT가 콘텐츠 기업으로 얼마나 역량을 발휘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KT를 통해 유료방송을 보는 사람은 작년 말 기준 1259만명, 한국 전체 인구의 4분의 1 수준이며, 가구 수로 보급률을 따지면 과반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최대 게임사 엔씨소프트도 콘텐츠 시장으로 빠르게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엔씨는 지난 28일 글로벌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를 글로벌 134개국에 동시 출시했다. 유니버스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팬덤 활동을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올인원 플랫폼이다.
 
엔씨는 앞서 지난 5일 CJ ENM과 합작법인을 연내 설립한다고 알린 바 있다. 엔씨의 IT 기술과 CJ ENM의 엔터 사업 노하우를 접목해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일찍이 2011년부터 인공지능(AI) 연구조직(R&D)을 꾸려 게임 AI는 물론 AI 근원 기술까지 아우르며 10년여간 개발한 저력은 앞으로 엔씨가 엔터시장을 돌파해 나가는 데 큰 바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국내 ICT 기업들은 콘텐츠 제작 투자부터 유통까지 직접 수행하는 디즈니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월트디즈니는 콘텐츠에 관한 모든 것을 수직계열화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한 세계 최대 미디어 콘텐츠 기업이다. 

설립 당시 단순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였지만 이후 영화(마블), 애니메이션(픽사), 드라마(ABC스튜디오) 제작사를 꾸준히 인수하며 제작 역량을 강화했고, 콘텐츠를 직접 영화·테마파크·OTT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 ICT 기업들도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등장으로 확인된 한류의 경쟁력을 보고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제2 디즈니로 도약하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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