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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스리면 주식 투자가 즐겁다
마음을 다스리면 주식 투자가 즐겁다
  • 김명환 기자
  • 승인 2021.02.01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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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리빌드 에셋 대표

“무엇보다 참고 또 참아 오래 엎드려 있어라.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은 달콤한 열매를 얻는다.”
                                                               - 주식 격언

일본 속담에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급할수록 질러가는 위험한 지름길보다 조금은 멀지만 안전한 길을 택하는 것이 결국 빨리 도착한다는 의미이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의 유래는 이렇다. 일본 교토 옆에 있는 시가현에 위치한 비와코라는 호수에서 나온 말이다. 당시 (무로마치 시대)시가현에서 교토로 가는 길은 비와코를 횡단하는 해로와 당교를 경유하는 육로가 있었다. 물론 속도는 해로가 빠르다.

하지만 비와코 건너편에 있는 산으로부터 불어오는 돌풍 때문에 해로의 횡단에는 항상 위험이 따랐다. 그래서 안전한 육로를 택하는 것이 오히려 빠르다는 노래가 불려지게 되었다.

주식 투자로 단기간에 대박을 바랐던 개인 투자자는 다음 단계를 거치면서 주식 시장 속에서 사라져갔다. 첫 매매의 짜릿함과 기대 이상의 수익은 허황된 희망을 잔뜩 품게 해준다. 두 번째 매매는 첫 매매의 이익을 다시 시장에 고스란히 반납하게 한다. 세 번째 매매부터는 손실이 커질수록 무모함도 눈덩이처럼 더욱 커져 간다.

10여 년 전쯤의 일이다. 대다수 개인 투자자들은 깊은 진흙탕 속을 헤집고 있는데, 모든 매스컴에서는 코스피가 사상 처음 최고가를 넘어 ‘신기원’을 열었다는 뉴스가 후크송처럼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

그때에는 펀드 열풍 또한 대단했다. 이미 지수가 최고가를 경신하던 때였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쌈짓돈까지 끌어모아 너도나도 ‘묻지 마 투자’를 시작했다. 이런 투자 방식은 소위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밴드왜건 식 의사결정이었다.

세력들이 대열의 앞에서 행렬을 선도하는 악대차와 같은 역할을 하면 개인 투자자들은 무엇 때문인지 궁금하여 모여들기 시작한다. 몰려가는 개인 투자자들을 바라본 또 다른 개인 투자자들은 무언가 있다고 생각하고 무작정 뒤따른다. 그러면 세력들은 주식을 버리기 시작하고 개인투자자들은 그제야 그 주식을 매수한다.

사람들의 의견과 사고방식을 그들의 사고방식으로 유도하는 고도의 심리 테크닉을 이용하여 ‘만장일치 찬성’이나 ‘거의 전원의 의견이 일치 한다’는 동조행위를 유발하면 개인 투자자들은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한다. 마치 주주총회에서 총화꾼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박수부대를 동원해 만장일치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

이처럼 밴드왜건 효과는 결정을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무리없이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심리 전략이다. 즉 자신의 행동과 의사결정의 잣대를 원칙이나 객관적 근거에서 찾기보다는 주위의 분위기나 대세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밴드왜건 효과를 보다 극대화시킨다.

필자도 초보 시절 위와 같은 개인 투자자들과 다르지 않았다. 최적의 매수 타이밍이라 여겨 매수하면 하락하고, 손절매하면 귀신이 장난이라도 치는 듯 그때부터 파란색 캔들이 갑자기 빨간색 캔들로 뒤바뀌었다.

상승 캔들에 속아 뒤늦게 매수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가. 이런 뒤늦은 합류는 상승 N자 파동에 꼭지일 수도 있다. 상승 N자 파동을 길게 늘리면 번개모양이 되듯이 상승 N자는 당신에게 되돌아오는 번개가 될 수도있다는 걸 기억하라. 억수로 퍼붓는 들판에서 당신을 향한 번개는, 당신이 N자 상승에 속아 녹다운되면 마지막에는 ‘우르르 쾅’ 소리로 당신을 기절시킬 수 있다.

성급하게 독이 든 성배로 건배를 하고 있는가. 어떤 투자가 좋은지? 나쁜지? 생각하지 않고 있는가. 그저 뉴스에만, 전문가의 입에만, 차트의 눈속임에만, 캔들의 색깔에만, 주가가 오르내리는 현상에만 매달리고 있는가.

그렇다면 주식 투자를 하지 마라. 매수할 때를 기다리지 못하는 투자자는 심리적 불안정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다. 냉혹한 시장 한가운데서감정에 치우친 연속된 매매는 투자자에게 견디기 어려운 혹한을 준다.

뉴스 보도나 증권방송에서 종목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을 전하자마자 투자를 결정하는 행태는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에 해당하며, 주식이라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 행위일 뿐이다.

주식 투자를 하는 한 할머니의 주식 투자 방식을 보자. 이 분은 전문성을 요하는 기술적 분석 없이 오직 뉴스만을 가지고 주식 매매를 하는데, 항상 돈을 잃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뉴스가 발표되면 서둘러 매매를 하지 않고 기다리다가, 충분히 하락했다고 판단이 들면 그때 매수를 한다. 그리고 상승분을 이익으로 챙기고 매도를 하는 아주 단순한 방식을 취했다.

코카콜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바로 워런 버핏이다. 그는 코카콜라에 투자하여 엄청난 수익을 창출했으며, 지금도 여전히 코카콜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가령 코카콜라 음료에서 암 유발물질이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보도된 다면, 코카콜라의 향후 주가는 어떻게 되겠는가? 만약 당신이 코카콜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어떤 결정을 하겠는가?

주가는 큰 폭으로 급락할 것이 자명하며, 해당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주가가 더 폭락하기 전에 앞다투어 주식을 처분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코카콜라 기업을 오랫동안 주시해온 투자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할까? 기존의 투자자들이 밴드왜건에 올라타 매도에 편승할 때 현명한 투자자들은 이런 보도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다.

‘암 유발 물질? 수십 년 동안 잘 마셔 왔던 콜라에 갑자기 웬 암 유발물질? 이러한 이슈가 잘못된 보도였다는 것이 밝혀지고 나면 급락했던 주가는 다시 급등하게 될 거야. 지금이 기회다!’

투자하면서 이러한 밴드왜건 식 매도 결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관심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건실했던 기업이 단기 악재로 인해 주가가 급락한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가 기다리던 최적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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