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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급등·집값 상승…다시 고개 든 ‘갭투자’
전셋값 급등·집값 상승…다시 고개 든 ‘갭투자’
  • 양희중 기자
  • 승인 2020.12.18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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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불균형 지속…서울 전셋값 77주째 상승세
당장 전세 매물 늘리는 실효성 있는 대책 필요

사상 최악의 전세난으로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수도권 비규제지역에서 최근 무주택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다주택자들의 갭투자도 늘어나는 양상이다.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집값과 격차가 줄었기 때문이다. 또 비규제지역에서는 주택담보비율(LTV)이 70%까지 가능하고, 대출을 받아도 전입 의무가 없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서울 등 규제지역의 대출이 사실상 차단됐지만, 서울발(發) 집값 급등이 수도권을 비롯해 일부 지방까지 확산하면서 비규제지역의 갭투자 수요를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는 사이 전국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월은 통상적인 비수기지만, 집값과 전셋값 과열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4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0.29% 상승했다.

이는 부동산원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또 지난주(0.27%)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 상률은 불과 한 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0.03%에서 0.04%로 상승했다. 저금리 유동성 확대, 입주물량 감소 및 전세수급 불안 등으로 매수세가 소폭 증가한 가운데, 강남4구의 주요 단지와 더불어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거나 상대적으로 중저가인 단지 위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28주 연속 상승세다. 정부가 강력한 규제 대상이자 집값 급등의 근원지인 강남권 아파트 매매 가격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5주 연속 집값 상승 폭을 넓혔다.

서초구가 0.03%에서 0.06%로, 송파구는 0.04%에서 0.08%로, 강동구는 0.03%에서 0.06%로 상승했다. 또 광진구(0.06%), 관악구(0.05), 마포구(0.05%), 종로구(0.04%) 등도 9억원 이하 단지나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강서구(0.04%), 노원구(0.04%)도 대규모 사업이나 정비 사업 등 개발 호재나 직주 근접 수요로 상승했다.

경기도 역시 지난주 0.27%에서 이번 주 0.30%로 상승했다. 규제지역 추가 지정을 앞둔 파주는 지난주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상승세(1.11%)다. 

지난주 0.78%였던 고양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이번 주 0.88%로 상승폭을 키웠고, 성남 분당구(0.47%), 광주시(0.45%), 남양주시(0.38%), 오산시(0.37%) 등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인천은 지난주와 같이 0.15% 상승했다.

전세값 상승세도 여전하다.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0.30% 오르며 전주(0.29%)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이는 지난 11월 3째 주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와 같은 수준이다.

서울은 지난주와 같은 0.14%의 상승률 기록해 77주 연속 상승세다. 송파구(0.22%), 서초구(0.20%), 강남구(0.19%), 강동구(0.21%) 등이 상승세를 지속했고, 마포구(0.20%), 동작구(0.19%), 용산구(0.19%), 종로구(0.15%), 영등포구(0.13%) 등도 올랐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3주 연속 0.24% 상승했다. 경기는 0.27%로 지난주와 같았고, 인천은 0.37%에서 0.34%로 상승 폭을 줄였다. 경기도에서는 서울과 가까운 고양 덕양구(0.55%)와 일산 동구(0.51%)·서구(0.29%), 성남 분당구(0.41%) 등이 올랐고, 오산·남양주시(0.47%), 하남시(0.44%) 등도 상승했다.

수도권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인 전세가율도 심상치 않다. KB국민은행 리브온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5.5%에 불과하지만, 경기는 72.1%, 인천은 73.2%에 달한다. 전세가율이 70%가 넘으면 매맷값과 전셋값 격차가 좁혀져 적은 돈으로 가능한 갭투자 수요가 늘어난다.
 
전셋값 급등으로 비규제지역에서는 실수요자는 물론, 갭투자까지 가세한 수요가 몰리면서 잠잠했던 집값을 밀어 올리는 악순환이 형성되는 모양새다. 정부가 갭투자를 막겠다며 내놓은 잇단 대책들이 갭투자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비규제지역에서는 집값 신고가 경신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일산두산위브더제니스(전용면적 170㎡)’는 지난달 23일 10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앞서 지난 10월21일 8억2128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2억1372만원 올랐다. 또 지난달 22일 8억8400만원에 거래된 일산 덕양구 원흥동 ‘삼송원흥역센트럴푸르지오(전용 91㎡)’는 이달 5일 9억4000만원에 매매가 성사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잇단 규제가 집값 안정화보다 비규제지역의 집값과 전셋값을 올리는 풍선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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