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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전력 준비했는데…길어지는 장마에 남아도는 전기
‘역대 최대’ 전력 준비했는데…길어지는 장마에 남아도는 전기
  • 양희중 기자
  • 승인 2020.08.05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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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최대전력량 2013년 이후 최저…공급예비율 30%
수요 감소에 전기도매가 하락…발전업체 타격 우려

‘무더위’ 예보에 역대 최대 전력을 준비했지만, 길어지는 장마에 수은주가 생각만큼 오르지 않으면서 ‘노는 전력’이 많아지고 있다.

5일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 동안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한 일시는 7월9일 오후 5시였다. 이때 전력량은 7만5675MW였고 공급예비율은 29%였다.

이는 7월 최대전력량 중 2013년 7만2112MW 이후 최저치다. 7월 최대전력량은 유례없는 폭염을 기록했던 2016년 8만4586MW를 기록했고, 또 한 번의 더운 여름을 보였던 2018년에는 9만2478MW까지 치솟은 바 있다.

비교적 선선한 편이었던 지난해 7월에도 최대전력량이 8만4164MW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1만MW 가량 낮은 수치를 보인 것이다.

당초 기상청은 올 여름 7월말부터 8월 중순까지 무더위가 이어지며, 지난해 여름은 물론 평년 수준보다 더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도 올 여름 전력수요를 높게 잡았다. 최대 전력수요를 기준전망 8730만kW 내외, 상한전망 9080만kW 내외로 잡고, 7월5주~8월2주 사이의 전력 공급 능력은 1억19만kW 확보했다. 역대 여름철 수급기간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장마가 길어지면서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 지난 6월24일 시작된 장마는 남부지방의 경우 7월31일에 끝났지만, 중부지방은 8월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기온도 여름 치고 높지 않다. 올 7월 전국 평균 기온은 22.7도로 7월 평년(1981∼2010년 평균)  기온인 24.5도보다 1.8도나 낮았다. '선선한 여름' 이었던 지난해(24.8도)와 비교하면 2도 이상 낮았다.

덥지 않은 여름이 계속되면서 정부에서 준비한 전력도 남아도는 모양새다. 지난 7월 공급예비율은 29%였는데, 이는 7월 기준으로 2003년(3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공급예비율은 전국의 발전소에서 당장 공급할 수 있는 발전량 중 생산되지 않은 전력량의 비율을 뜻한다. 한 달 중 최대전력 일시를 기준으로 산출했을 때 30% 가까이 전기가 남았다는 의미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의 경우 이달 14일까지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8월에도 전력이 많이 남을 가능성이 높다.

전기는 소비되는 만큼 생산하기 때문에 공급예비율이 높은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전력수요의 감소세가 장기화 되면 발전업계는 상당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흔들면서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이로 인해 전기도매가격인 전력시장가격(SMP)이 크게 떨어졌다.

올 1월 kWh당 84.54원이던 SMP는 6월 70.92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6월의 78.54원에서 1년만에 10% 가량 가격이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단가가 많이 낮아진 측면이 있었는데, 전력 수요 감소까지 이어지면 적지 않은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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