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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상장사, 코로나19에 주총 불안하지만…전자투표 도입으로 해소
국내 대표상장사, 코로나19에 주총 불안하지만…전자투표 도입으로 해소
  • 김규철 기자
  • 승인 2020.03.02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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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삼성물산 주총에 전자투표 도입…현대차는 전 계열사에 시행
지난해 3월 2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입장을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지난해 3월 2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입장을 위해 줄지어 서 있다.

국내 대표상장사들이 3월 정기주주총회(주총) 시즌을 맞아 코로나19사태로 인한 대면접촉에 부담을 느끼는 소액주주들을 위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주주권리 강화에 나섰다. 

전자투표제는 주총이 열리기 전 열흘간 주주들이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로 주총장에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본인인증만하면 PC와 스마트폰을 통해 주요 주총 안건 표결에 참여할 수 있다.

삼성그룹, 전자투표제 전자·물산 도입…금융계열사 등은 미정

국내 시총 1위 삼성전자는 지난 1월 30일 열린 이사회에서 주주 편의 제공 등을 목적으로 오는 18일에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전자투표제를 사상 처음으로 도입하기로 결의했다. 

당초 삼성전자는 ‘전자투표제’ 도입에 가장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2018년 1월 액면분할 이후 급증한 소액주주들이 주총장 입장이 어려울 만큼 몰려들면서 호된 홍역을 치룬바 있다.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는 2019년 9월 말 기준 약 60여만 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투표제가 처음 도입되는 올해 주총에서는 일반 주주들도 주총장 방문 없이 전자투표제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 지난해와 같은 주총 대란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전자투표제를 도입을 결의한 또 다른 이유는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사태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혹시라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주총장을 방문하게 되면 주총에 참석했던 모든 주주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다. 이에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앞장서고 있는 삼성물산도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3월 20일에 열리는 정기주총부터 전자투표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의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주주참여 확대 차원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전자·삼성물산 두 회사의 전자투표 관리업무는 한국예탁결제원이 관리한다.  

반면 이들 두 회사를 제외한 다른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는 올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고 직접투표 혹은 대리인이 투표하는 기존 방식의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중 가장 맏형격인 삼성생명은 지난해 주총이 끝난 4월부터 전자투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왔으나 올해는 도입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전자투표제 도입은 지속 검토 중이나 올해 주총에서는 도입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도 올해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전자투표 플랫폼 ‘온라인 주총장’이 200여 개가 넘는 상장사와 계약하는 등 순항하고 있지만 정작 자사 주총에서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아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현대차그룹, 전 계열사에 적용…롯데그룹, 하이마트 1곳 도입 확정

한편 국내 시총 5대 그룹의 전자투표제 도입에 대한 여부는 그룹사별로 극명한 온도차가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올해 주총부터 전 상장 계열사가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하는 등 ‘주주친화경영’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현대글로비스,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차증권은 이미 지난해 전자투표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바 있다. 나머지 9개 상장 계열사들도 올해 전자투표제 도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소액주주들의 주주권을 보장하고 주주총회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주주 및 시장 이해관계자들과 확고한 신뢰관계를 조성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동시에 높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2017년 국내 대기업 지주사들 중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실시한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력 계열사를 중심으로 전자투표제를 이미 도입했고 올해부터는 전 계열사의 확대 적용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롯데그룹은 전자투표제 도입 확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롯데하이마트 1곳만 도입을 확정했다. 
LG그룹 역시 구광모 회장의 취임으로 올해 전자투표제 도입이 예상됐으나 아직 결정된 계열사는 단 한 곳도 없다.

이외에도 시총 5대 그룹 안에는 진입하지 못했지만 최근 면세점 사업으로 사업규모를 확장하고 있는 현대백화점그룹도 올해 주총부터 모든 상장 계열사에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표명했다.

지난달 25일 현대백화점은 올해 주총부터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한섬, 현대리바트, 현대HCN, 에버다임 등 7개 계열사에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 주총을 앞둔 현대백화점 주주들은 15일부터 10일간 한국예탁결제원 전자투표 시스템 홈페이지(evote.ksd.or.kr)를 통해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주주와 시장과의 소통을 확대하면서 적극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자투표제 도입은 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용이하게 하기 때문에 지배주주들이 소극적으로 도입해온 측면이 있다”면서 “아직 도입을 하지 않은 곳도 의결 정족수 문제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도입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진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전자투표제의 확대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3월에 집중된 주총 등 권리를 행사하지 못했던 소액주주들이 본격적으로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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