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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분류, 황소와 곰 그리고 겁쟁이 사자
시장의 분류, 황소와 곰 그리고 겁쟁이 사자
  • 임연태 논설위원
  • 승인 2014.06.16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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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라는 정글 속에는 전통적으로 네 종류의 동물이 살고 있다고 한다.

황소와 곰, 양과 돼지다.

 

  ▲증권일보= 임연태  논설위원

황소는 뿔을 앞으로 세우고 돌진한다. 우직하여 느리지만 꾸준히 걸어간다. 그래서 황소는 강세시장을 의미한다.

강세시장은 이러한 황소의 성질대로 시장의 주도주를 사서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투자자가 최고의 승리자다. 황소가 득세할 때는 모두가 행복하다. 황소에 저항하는 자 뿔에 받혀서 죽는다.

곰은 약세시장을 나타내는 동물이다. 곰은 포효하면서 뒷발로 서서 앞발로 내리쳐 사냥을 한다.

시장의 급락세가 마치 이와 비슷하다 하여 약세시장을 베어마켓이라 한다. 약세시장이 오면 잠시 시장을 관망하는 것이 최선이고, 강세시장에서 소외된 중소형주 주식들이 꽃을 피기도 한다.

양은 순진하고 소신 없는 개인투자자들을 의미한다. 무리지어 다니며 양치기의 신호대로 이리저리 휘몰린다. 돼지는 욕심 많은 투자자를 의미한다. 월가의 격언이 있다. 곰과 황소는 돈을 벌지만 양과 돼지는 도살당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숲속에 새로운 동물이 하나 이사 온 것 같다. 사자다. 백수의 제왕이라는 호칭에 어울리지 않는 겁먹은 사자다. 용기 있게 주가를 끌고 가지만 주가가 박스 고점에 가면 결국 겁에 질려 하락을 주도한다.

겁먹은 사자다. 황소같이 우직하게 시장을 끌지 못하며 꼬리를 내리며 도망가는 사자를 비유한다. 그리고 주로 숲속의 동물을 어슬렁거리며 사냥을 한다.

이제까지의 주식 시장의 강세장과 약세장의 분류는 다시 수정해야 할 것 같다. 강세장과 약세장과 박스장으로 말이다. 물론 박스장을 약세장으로 분류할 수 도 있지만 시장의 변화추세에 맞춰 차라리 강세장, 약세장, 박스장으로 분류하는 것이 시장을 이해하고 투자전략을 세우는 데 더욱 요긴하다 본다.

지금의 시장은 과거의 시장과 다르다. 2011년 8월의 500포인트 폭락을 경험한 이래 3년여 동안 시장은 1800과 2050사이의 긴 박스장을 이루고 있다. 30여 년의 주식시장의 역사를 돌아보아도 참으로 특이한 현상이다.

이렇게 시장이 오래 박스권을 시현하는 배경에는 첫째로, 시장에서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자동차주식이 긴 박스권을 가지며 상승탄력이 둔화되어 상방 돌파를 못한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기관의 투자전략의 변화다. 최근 기관의 주력 판매상품인 롱솟펀드는 한 주식을 사고 다른 주식은 공매도를 한다. 이 펀드의 자금은 구조적으로 지수를 박스권에 갇히게 한다. 성행하는 헷지펀드도 롱솟펀드와 같이 좁은 박스권에서 이익추구 전략을 구사한다.

셋째로는 다양한 ETF상품의 거래비중 증가다. 종목이 아닌 지수자체의 거래인 ETF상품의 거래비중 증가는 지수의 상승과 하락에 베팅하며 제로섬게임을 더욱 부추김으로 시장의 유동성을 고갈 시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의 둔화와 금융시장의 불투명성, 정책당국의 증권시장에 대한 비우호적인 태도에서 기인하고 있다.

박스장에서는 박스장에 맞는 투자전략을 구사하지 않으면 수익을 내지 못한다. 투자 수익율을 더욱 낮게 잡아 빠른 순환매에 적응하여야 하며, 고점 매도 저점 매수전략을 시기적절하게 구사하여야 한다. 대형주보다는 우량한 중소형주 주식의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

또한 선물옵션이라는 파생시장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기에 거래를 하지는 않은 투자자라도 파생시장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는 깊이 공부하여야 한다. 또한 지수 하락 시에 수익이 발생하는 ETF 인버스 상품도 적절히 이용하여야 한다.

지난 주 금요일에도 1900포인트에서 시장은 강력한 하락펀치를 맞고 있다. 겁먹은 사자의 뒷걸음인가 아니면 곰의 내리침의 앞발인가. 무엇이든 간에 시장은 주춤거리고 있다. 시장이 크게 가기위해서는 먼저 죽어야 한다.

이 긴 박스장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미안하지만 먼저 죽어야 한다. 먼저 죽으면 비로소 큰 장이 온다. 황소가 질주하는 그런 시장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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