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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적인 M&A로 주목받는 동부제철, 구조조정 판 키웠다
모범적인 M&A로 주목받는 동부제철, 구조조정 판 키웠다
  • 윤상현 기자
  • 승인 2019.11.04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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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연설비 매각 순항…8일 입찰제안서 수리
‘전기로 매각’ 가능성 본 캑터스PE 주목
LP 저변 넓혀 구조조정 시장 개화에 기여

지난 9월 KG그룹 편입과 함께 경영체질 개선 및 주력사업 경쟁 강화를 위해 전기로 매각 작업을 추진했던 KG동부제철이 한 번의 실패를 거울삼아 전기로 분리 매각 방안을 ‘선(先) 인수, 후(後) 처분’ 방식으로 되살려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전략적투자자(SI)와 손잡고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을 높이는 등 자본시장이 주도하는 구조조정 인수합병(M&A)의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KG동부제철은 오는 8일 충남 당진 열연설비(전기로) 매각과 관련한 최종 입찰제안서를 제출받아 이달 중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4일 표명했다. 

KG동부제철은 KG·캑터스PE컨소시엄에 피인수된 직후인 지난 7월부터 전기로 매각 절차를 진행했는데 예비입찰서를 제출한 해외 4개사가 현재까지도 높은 인수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제철 구조조정의 핵심은 전기로 분리 매각이다. 옛 동부제철은 지난 2009년 원료 자립을 위해 총 1조2000억원을 들여 전기로를 준공했다. 

그러나 그간 누적된 차입 부담이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불어나고 중국발 철강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도 폭락해 결국 2014년 가동을 멈추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했다. 

전기로에 투입되는 관리·기회비용을 아끼기 위해 지난 2017년 이란 카베스틸로 분리 매각을 추진했으나 당시 이란 제재 등이 맞물리며 무산됐고 이후 줄곧 경영정상화에 걸림돌로 여겨지고 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캑터스PE는 해결책으로 ‘인수 후 전기로 처분’ 방안을 새로이 들고 나왔다. 캑터스PE는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 부대표를 지낸 정한설 대표가 지난해 설립한 신생 운용사로 정 대표는 구조조정 딜 시장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다. 

캑터스PE는 전기로를 떼어내고 주력 사업인 냉연사업부에 집중하는 동시에 수출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면 기업가치 제고 여력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전략적투자자(기업)였다면 회사를 워크아웃에 이르게 한 핵심 요인을 그대로 품은 채 인수하는 결단을 내리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시장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였다는 점에서도 이번 캑터스PE의 활약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캑터스PE는 총 1600억원을 국내 주요 투자자를 통해 조달했는데 특히 과학기술인공제회(300억원)의 투자를 받아냈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올 들어 국민연금이 국내 사모투자 부문에 처음으로 구조조정 관련 출자를 집행하는 등 자본시장이 활약할 물꼬가 트인 상황에서 다른 연기금·공제회의 후속 참여를 이끌어 낸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에 정책금융기관인 한국성장금융도 호응해 기업구조혁신펀드 자금을 동부제철 인수에 투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위험을 수반한 과감한 결단에 이어 SI까지 포섭했고, 나아가 구조조정 시장에 대한 다른 연기금·공제회들의 관심을 제고해 업계에도 기여했다. 회수까지 성공할 지는 미지수지만, 투자 과정 자체만으로는 모범사례로 남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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