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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4사 ‘어닝쇼크’충격…4분기 유가급락과 정제마진 악화 직격탄
정유 4사 ‘어닝쇼크’충격…4분기 유가급락과 정제마진 악화 직격탄
  • 양희중 기자
  • 승인 2019.02.02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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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 황함량 규제 유가 안정화로 하반기부터 마진 개선 기대
▲ SK이노베이션 울산 정유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국내 정유업체 4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4분기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막대한 재고평가손실을 기록하며 일제히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이는 3년 만에 맞이하는 최악의 성적으로 공급 과잉으로 인해 정제마진이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 매우컸다. 

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정유 4사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5년(4조6천867억원)과 비슷한 수준인 4조6천9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7조7천767억원) 대비 39.6%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영업손실 규모도 1조135억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업계1위 SK이노베이션은 27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GS칼텍스는 2670억원, 현대오일뱅크는 1753억원, 에쓰오일은 2천924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해 어닝쇼크를 냈다.

이번 어닝쇼크는 국제유가가 폭락한 여파로 정유 부문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드러났는데 일반적으로 정유사는 통상 원유를 구입한 후 2~3개월 후에 판매하기 때문에 미리 사둔 원유 가치가 떨어지면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쉽게 말해 유가가 떨어지면 비싸게 산 원유를 싸게 팔게되면서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작년 분기 말 국내 정유사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0달러에서 52달러로 떨어졌다. 

더욱이 설상가상 정제마진 하락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줬다. 정제마진은 정유제품 판매가에서 원유 구입가격을 뺀 가격으로 정유사 수익성을 나타내는데 미국 ECC(애탄크레커) 증설에 따른 석유제품 생산량이 증가한 반면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어 상대적으로 낮은 유가를 바탕으로 높은 가동률(지난해 하반기 기준 94.1%)을 유지하는 바람에 정제 마진 악화로 이어졌다. 

이에 국제시장 지표인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2017년 배럴당 평균 9.2달러에서 지난달 3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국내 정유업계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로, 그 이하를 기록할 경우 석유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사실 국내 정유화학 업계는 최근 2~3년간 중국 시장의 수요 확대와 미국 등 주요 업체의 공급 물량 부족으로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하는 등 여러 가지 악화상황을 보이며 정유화학 업계의 '슈퍼사이클'이 끝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올해 업계상황 밝지 않다. 세계 경기가 둔화하는 데다 미국발 원유 공급과잉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시장에서는 당분간 정제마진 약세는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작년 4분기와 같은 어닝쇼크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일단 내년부터 적용되는 IMO(국제해사기구) 황함량 규제로 올해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저유황유 사용이 증가하면 정제 마진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효과와 미국 셰일 오일 업체들의 생산량 조율로 2분기 이후에는 유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유가가 의미 있게 반등해야 실적이 나아질 것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황함유량을 규제함에 따라 내년 2분기 혹은 하반기부터 정제마진 개선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이 괜찮다가 4분기에 유가급락에 따른 변동성이 커지면서 정제마진은 떨어지고 재고평가손실까지 이중고를 겪게 됐다. 올해 상반기 유류세 인하 정책이 끝나고 유가 역시 변동성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업황은 불투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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