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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 상속소송 기류 변화는
삼성가 상속소송 기류 변화는
  • 장휘경 기자
  • 승인 2014.01.02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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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맏아들 이맹희씨(전 제일비료 회장·82·왼쪽 사진)가 3남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1·오른쪽)을 상대로 낸 상속소송이 이맹희씨의 화해 제의로 기류 변화를 맞고 있다. 

양측은 ‘닭(화해)’이 먼저냐, ‘달걀(소 취하)’이 먼저냐를 놓고 여전히 기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두 형제가 어떤 형태로든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두 형제 간의 소송은 다음달 7일 공판에 이어 14일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다. 현재는 이맹희씨 측이 지난 24일 화해조정을 제안한 뒤 이 회장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에 체류하던 이 회장은 27일 오후 귀국해 이맹희씨의 제안을 전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정의 골이 깊었던 탓인지 이맹희씨가 제안한 ‘화해조정’의 진의를 놓고 여전히 양측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 회장 측은 “이 재판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정통성과 원칙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이맹희씨가 말하는 화해가 ‘상속의 정통성’에 흠집을 내는 일이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이다. 

공을 넘겨받은 이 회장 측은 화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1심에서 패소하고 2심에서도 패소할 가능성이 엿보이자 이맹희씨 측이 ‘화해’란 제스처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 회장 측은 ‘화해 제의에 앞서 칼을 뽑았던 이맹희씨가 먼저 칼을 내려놓는 게(소 취하) 순서’라는 입장을 밝혔다. 원고(이맹희씨)와 피고(이 회장)가 아닌 형제로서 화해를 하겠다면 소송부터 취하하는 게 도리라는 얘기다. 

이 회장 측 관계자는 29일 “이맹희씨 측 진의를 솔직히 우리도 잘 모르겠다”며 “하지만 소송을 계속하면서 화해를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맹희씨 측은 화해 제의를 했지만 ‘소송을 취하하라는 얘기는 무릎을 꿇으라’는 것으로, 굴복의 의미를 담고 있어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맹희씨 측 관계자는 “애부터 낳아주면 결혼하겠다는 말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맹희씨) 아들이 CJ그룹 회장인데 단지 돈 때문에 소송을 했겠느냐”며 “이씨가 최근 암이 재발하는 등 건강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는 화해를 하자는 뜻을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사자들이 만나는 게 우선이고 소송 등 절차는 부수적이어서 화해의 결과가 자연스레 소 취하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가족들이 형제 간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맹희씨 측이 제시한 화해조정에 대한 최종 결정은 이 회장이 내리겠지만 가족들이 중재에 적극 나설 경우 이 회장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씨 아들인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사이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씨의 부인인 손복남 CJ그룹 고문과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도 일정 부분 교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그룹 이미지를 의식해서라도 이맹희씨가 제시한 화해 제스처를 받아들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 회장이 친형과 ‘앙앙불락’하는 모양새를 지속하는 것은 글로벌 기업 삼성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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