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핵심 우라늄 자산 매각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져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전은 세계적 우라늄 회사인 캐나다 데니슨사 지분 및 캐나다 워터베리와 크리이스트 등 탐사 중인 우라늄 광산을 비롯해 해외 유연탄 광산 3~4개를 매각할 예정이다.
정부의 부채감축 압박이 점점 심해짐에 따라 강제적으로 해외 사업들까지 정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국내 전력수급의 주축인 원자력발전소의 주연료가 우라늄이고 원전수출 과정에서도 우라늄 조달능력이 주요 경쟁요건이다”며 “구조조정 목표에 쫓겨 헐값으로 섣불리 매각에 나서는 것이 화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기업은 지난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당시 떠밀리듯 해외 사업을 팔았다가 수년 후 후회했던 뼈아픈 경험을 겪은 바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와 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어 심각한 후유증과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주재한 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3개 우라늄 사업 매각 등을 담은 부채감축안을 제시했다.
한전이 매각을 추진 중인 3개 우라늄 사업은 캐나다 데니슨사 지분 및 탐사 중인 우라늄 광산인 캐나다 워터베리와 크리이스트 지분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지난 2009년 6월 630억원으로 데니슨사 지분을 인수했으며 현재 지분율은 9.45%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지분을 합칠 경우 국내 공기업 컨소시엄 지분은 약 13% 수준으로 늘어난다.
데니슨사는 캐나다증시(TSX)에 상장된 세계적 우라늄 전문회사로 캐나다·몽골·잠비아 등에 다수의 우라늄 탐사광산이 있다.
한전은 데니슨사 지분을 인수할 당시 안정적으로 우라늄을 확보하고 세계 메이저 업체들의 우라늄 광산 개발 노하우를 배우겠다는 취지로 우라늄 자원개발에 뛰어들었다.
업계는 “한전이 원전수출시 원전연료인 농축 우라늄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주요 경쟁요건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인수했을 것”이라며 “이런 상징적 사업을 부채감축 목표달성 때문에 해외에 파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공기업들의 울며 겨자먹기식 해외자산 매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가스공사도 호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핵심 자원개발 사업인 글래드스톤 LNG(GLNG) 지분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부채감축 시한에 맞추기 위해서다.
정부는 내년 9월 말 공기업들의 부채감축 실적에 대한 중간평가를 실시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