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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낭비 부채질하는 신용카드사
외화낭비 부채질하는 신용카드사
  • 장휘경 기자
  • 승인 2013.12.24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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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쇼핑몰서 맘껏 긁으면 각종 혜택 드려요”
 

연말이 다가오면서 해외여행이 부쩍 늘고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해외상품 직접구매가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신용카드 업계의 홍보전이 한창이다. 

해외상품을 직접 구입하는 사람들, 즉 ‘해외직구족’을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이지만 외화낭비는 물론 국내 내수경기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23일 금융권은 “연말 ‘박싱데이(크리스마스 다음날)’ 세일을 앞두고 신용카드사들이 해외직구족을 공략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며 “자칫 외화낭비를 부추겨 국내경기를 더욱 나빠질 수 있게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신한카드, 국민카드 등은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10만원 이상 결제 고객에게 한시적으로 캐시백 혜택을 준다. 현대카드, 롯데카드는 카드 고객이 해외 쇼핑몰에서 구매할 경우 결제금액에 따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삼성카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응모한 뒤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명품 가방을 경품으로 제공한다. 우리카드 등 일부 카드사는 배송비 할인쿠폰까지 주고 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해외직구족에게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최근 해외직구족이 크게 는 데다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프라이데이’ 때 위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대규모 세일 기간이었던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신한카드를 이용해 해외직구에 나선 이용자는 3만7000명으로 지난해 2만7000명에 비해 1만명 정도가 늘었다. 이용액은 55억원에서 68억원으로 23.6%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3분기 국외 소비지출이 2분기 5조8381억원보다 11.2%나 증가한 6조4938억원으로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주 원인이 해외직구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해외여행 중 또는 해외쇼핑몰을 이용해 상품을 구입하면 반품이나 교환이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직구족이 느는 것은 해외여행이나 해외생활 경험자가 많아진 데다 해외 쇼핑몰 이용이 편리해지고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실시했던 대한상공회의소의 ‘해외직접구매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해외직구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로 국내보다 싼 가격(67%)을 들었다. 

문제는 해외직구가 계속 늘 경우 내수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국외 소비의 대부분은 해외여행에서 발생했지만 앞으로는 ‘안방에서 클릭 몇 번’으로 제품 구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국내 유통업계뿐 아니라 제조업체까지 위협받게 됐다. 

경제 전문가에 따르면 각종 혜택으로 해외구매를 조장하고 있는 카드사들의 경쟁이 가뜩이나 위축된 내수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한국 경제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 중 하나가 내수 취약”이라며 “해외 구매 증가로 소비에 의한 경제 선순환 구조가 깨지면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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