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와 한진 등 대기업의 재무상태가 더 악화돼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재무상태가 부실한 300개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도 최고치로 치솟았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501개 비금융 상장사 중 부채비율 최상위 300개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올해 6월 말 279.2%로 1년 전보다 35.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채비율이란 기업의 총부채를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상태가 위험하다.
이들 300개 ‘재무 불량’ 기업의 부채비율은 2011년 상반기를 저점으로 반등해 ‘리먼 사태’ 직후인 2009년 6월 말의 259.3%를 훌쩍 넘어섰다. 전체 기업의 부채비율은 90% 안팎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된 반면 불량기업의 부채비율은 급상승한 것이다.
이자 부담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에서 한층 더 두드러진 불량기업의 재무상태는 더욱 나빠졌다.
1501개 비금융 상장사 전체의 이자보상비율은 2009년 상반기 292.8%까지 추락했다가 올해 상반기 425.8%로 회복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LG화학 상위 5개사를 빼고 보면 이자보상비율은 265.1%에서 245.0%로 오히려 떨어졌다.
즉 기업 양극화에 따른 착시 현상에 의해 회복된 것처럼 보였을 뿐이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에도 미치지 못해 돈을 벌어 이자도 못 갚는 ‘좀비 상태’에 가까운 기업의 비중도 커졌다. 2010년 상반기에는 32.0%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37.9%로 늘어났다.
최석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기업의 재무구조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졌다”며 “취약 업종의 쏠림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