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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버랜드 삼남매 분할까지 내다본 ‘장기포석’은?
삼성에버랜드 삼남매 분할까지 내다본 ‘장기포석’은?
  • 장휘경 기자
  • 승인 2013.11.15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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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버랜드의 사업부문 구조조정을 두고 회사 측은 “순수한 사업 구조조정”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대책”인 동시에 "후계구도까지 노렸을 것"이라는 등 말들이 많다.  

삼성에버랜드의 연결재무제표상 자산에는 변화가 없으나 삼성웰스토리 지분은 삼성에버랜드가 100% 보유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급식·식자재부문을 떼어서 만든 계열사다. 다른 계열사에 넘긴 것도 아니고, 그룹 내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곳도 없다는 점에서 회사 측 주장대로 순수한 사업 구조조정일 수도 있다. 

다만 이부진 사장이 맡은 호텔신라는 자체적인 식음료 사업부문을 갖고 있어 향후 호텔신라 식음료부문과 이 부분이 어떤 형식으로든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올 상반기기준 매출액은 3011억 원으로 삼성에버랜드 매출액의 20%다. 그룹 계열사 건물관리권은 자산보다는 계약에 의한 수익이 커서 지배주주 지분율이 낮은 에스원으로 가야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삼성이 에스원에 양도한 건물관리사업 부문의 총자산은 265억 원에 불과한데, 부채는 255억 원이다. 즉 순자산액이 겨우 10억 원인 셈이다. 에스원은 25% 지분을 가진 일본 세콤이 최대주주다. 

삼성은 전자부품 산업에 주력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지난 9월 양수한 제일모직 패션사업부와 한솥밥을 먹는 것이 효율 측면에서 불리하다. 그러나 삼성에버랜드 입장에서는 내부 거래에 따른 매출이 큰 사업구조상 외부매출이 큰 사업부문을 가져와야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제일모직 패션 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 8000억 원, 영업이익 657억 원의 실적을 냈다. 이는 같은 기간 삼성에버랜드 매출액의 60%, 영입이익 50%에 해당하는 액수다. 

그룹에서는 부인하지만 삼성에버랜드의 사업재편은 후계구도와도 관련이 없지 않다.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호텔과 레저는 이부진 사장, 패션은 이서현 부사장 몫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들 두 사람은 두 사업부문에 대한 직접적인 지배력이 없고, 단지 삼성에버랜드에 대한 영향력만 가졌을 뿐이다. 

호텔신라 지분구조는 삼성생명이 7.3%, 삼성전자가 5.1%, 삼성증권이 3.1%다. 그런데 호텔신라를 삼성웰스토리와 연결하면 호텔신라 총자산은 약 1조 7000억 원, 연간 영업이익은 약 1000억 원이나 된다. 삼성웰스토리는 총자산 1조 5130억 원, 연간 영업이익 625억 원 정도다. 규모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와 삼성증권을 지배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웰스토리와 합병하게 되면 40%가량의 지배력을 갖게 된다. 물론 기존 삼성 계열사가 가진 호텔신라 지분은 정치권에서 금지할 가능성이 높은 신규 순환출자에 해당하므로 그 부분에 대한 방책 모색은 필요하다. 

순환출자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삼성웰스토리가 합병 대신 차입이나 상장을 통해서 삼성계열사들이 가진 호텔신라 지분 16.9%를 사들이면 된다. 

제일모직은 국민연금과 펀드들이 최대주주기 때문에 이 부사장의 지배력이 없다. 제일모직 패션부문의 지배력을 가져오려면 8.37% 지분을 사서 주요주주인 삼성에버랜드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지배력이 0%에서 8.37%로 늘어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부진 사장이 호텔·레저·식음료의, 이서현 부사장이 패션부문의 실질적인 지배자가 되려면 총수 개인회사인 삼성에버랜드의 보호 아래 있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세 남매 모두 삼성에버랜드를 통한 후계구도 및 회사분할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미다. 

부동산 자산의 현재 가치를 정확히 측정할 수는 없지만 향후 삼성에버랜드는 그룹지배부문(삼성생명 지분)은 이재용, 레저·식음료부문은 이부진, 패션부문은 이서현 세 남매의 몫별로 나눠질 것이다. 

익명의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 측은 순수한 사업상 이유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 말을 그대로 믿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면서 “이번 사업재편으로 후계구도 완성에 한 발 더 다가간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도 “지금껏 삼성그룹이 한 가지 이유로만 움직였던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항상 한 번에 여러 가지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노린다”면서 “이번에도 일감몰아주기 규제도 피하면서 사업효율도 높이고, 동시에 후계구도까지 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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