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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형제, 10년 만에 지분경쟁, 이유는?
롯데 형제, 10년 만에 지분경쟁, 이유는?
  • 김규철 기자
  • 승인 2013.11.04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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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계에서 롯데그룹의 형제 간 지분매입경쟁이 부각되면서 두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003년 이후 계열사 주식을 사들인 적이 없는 신격호(91)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59) 일본 롯데 부회장이 롯데제과 주식을 잇달아 매입하면서 재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동생 신동빈(58) 한국 롯데 회장과 물밑 경쟁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형제의 난’이 벌어질 가능성이 낮다”며 “신 총괄회장이 절묘하게 형제의 지분을 배분해 분쟁이 일어나기 쉽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형제의 최근 행보는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는 세간의 추측이 더 설득력을 갖는다. 먼저 계열사 주식을 매입한 사람은 신 회장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월 롯데푸드 지분을 1.96%로 늘렸고, 5월에는 롯데케미칼 6만2200주를 사들여 보유 지분을 0.3%로 높였다. 6월에는 롯데제과 6500주와 롯데칠성 7580주를 잇따라 매입했다. 지난 9월 9일부터 13일까지는 롯데손해보험 주식 100만주(1.49%)를 매집했다. 올해에만 롯데푸드,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의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일본 롯데를 책임지고 있는 신 부회장은 롯데제과 주식 매입에 집중했다. 신 부회장은 지난달 15∼17일 롯데제과 주식 577주를 매수해 지분율을 3.57%에서 3.61%로 높였다. 지난 6월에도 롯데제과 주식 6500주와 롯데칠성음료 주식 7580주를 사들였다. 8월과 9월에는 롯데제과 주식을 각각 643주, 620주씩 매입했다. 이에 따라 3.4%대였던 신 부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은 0.21% 포인트 높아졌다. 

2003년에 신 회장은 롯데칠성을, 신 부회장은 롯데제과 주식을 사들인 이후 최근까지 단 한 번도 계열사 주식을 매입한 적이 없다.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두 형제의 지분 매입경쟁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현재 한국 롯데의 사업 규모는 일본 롯데보다 10배 이상 크다. 하지만 한국 롯데의 신동빈 회장과 일본 롯데의 신동주 부회장의 지분 격차는 그다지 크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롯데쇼핑의 최대주주는 13.46%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신 회장이다. 하지만 신 부회장 지분도 13.45%에 이르는 만큼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경우 우호지분에 따라 얼마든지 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한국 롯데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82조원으로 5조9000억원인 일본 롯데보다 13배 이상 크다. 일본 롯데는 1948년 창업 이후 제과업 위주로 운영돼왔던 반면 한국 롯데는 1967년 설립된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유통·호텔·건설·화학 등으로 뻗어나가며 사업을 다각화한 결과 그만큼 매출액이 크게 성장했다. 

한국 롯데의 계열사는 총 77개다. 이 중 상장사는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등 8개뿐이다. 그 중 롯데쇼핑의 매출이 그룹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43개 계열사들이 롯데쇼핑을 사이에 두고 얽히고설킨 지분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 사후에 예상 밖으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지 않고 일본 사업은 신 부회장, 한국 사업은 신 회장이 맡는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두 형제가 한국 롯데의 핵심인 롯데쇼핑의 지분을 비슷하게 소유하고 있으며 일본 롯데 지분도 적절하게 나눠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두 형제에게 약간의 비교우위만 줘도 상호 견제와 균형이 가능하도록 조치한 것 같다”며 “두 형제가 각자의 사업 영역에서 활동하도록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구조가 만들어져 있고 분명하게 교통정리도 돼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신 총괄회장 사후에도 그룹 차원의 조정이나 형제간 지분 다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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