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부발전이 발전기 부품이 고장 났는데도 무리하게 운전을 강행하다 일을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전력위기 상황에서 발전기가 고장 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언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 뻔하다는 생각에서다.
올 들어 7번째 전력수급 경보 준비단계가 내려진 지난 8월 20일.
부산복합 6호기가 멈추자 운영사인 남부발전으로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전력거래소는 “오늘 상황이 굉장히 안 좋다. 상황이 어려워서 그러니까 빨리 좀 해달라. 잘못하면 언론에서 대서특필할 수도 있고…"라며 발전기가 고장난 것보다 여론을 먼저 걱정했다.
이런 조바심 속에 다시 가동된 건 4시간 뒤, 하지만 이내 또 멈추고 말았다. 제대로 정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돌리고 본 것이다.
남부발전 부산복합발전소는 "아직은 안정화가 안 돼 있고 본사에서는 수급이 부족하니 무조건 가동하라고 해서 운전하고 있는 중이다"고 밝혔다.
첫 정지 이후 이런 식의 재가동은 사흘간 4차례나 이어졌고, 이로 인해 결국 핵심부품인 터빈의 날개는 부러지고 말았다.
상황이 이런 데도 남부발전은 산업통상자원부에 4번의 고장 중 최초 고장에 대해서만 보고하는 등 사고를 은폐하는 데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저작권자 © 증권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