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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오너 부부간 알력이 그룹붕괴의 원인?
동양 오너 부부간 알력이 그룹붕괴의 원인?
  • 김규철 기자
  • 승인 2013.10.14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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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그룹 사태가 겉잡을 수없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몰락으로 치닫게 된 계기가 현재현 회장 부부 간의 알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을 붕괴시킨 이면에는 사위 총수로서가 아닌 동양을 완전히 자신의 범주 안에 두려했던 현 회장과, 아버지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고 했던 부인 이혜경 부회장의 세력 다툼이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이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지난 2008년 이혜경 부회장이 그룹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동양그룹 내부에선 자연스레 ‘현 회장 라인’과 ‘이 부회장 라인’으로 경영권이 양분화 되고 치열한 기 싸움이 형성되어져 왔다”며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현재 자신의 복심으로 통하는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를 발탁해 의지하면서 화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현 회장 측은 “동양과 관련된 모든 일이 김 대표와 관련이 있다”며 동양 사태에 대한 책임을 김 대표에게 떠넘기고 있다.

그러나 지난 8일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는 “모든 것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결정한 일이다"며 “그룹의 전반적 구조조정 계획과 실행은 현재현 회장, 그리고 전략기획본부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자신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들에 대해 “나는 결코 그룹 실세가 아니며, 자산 매각이나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 등 주요 의사결정에 간여하지 않았다”는 입장표명 자료를 냈다.

5개 계열사들에 대해 법정관리 신청을 한 직후부터 동양그룹 내에서는 그룹의 전반적 구조조정은 물론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이 그룹 내 숨은 실세인 김 대표에 의해 진행됐다는 얘기로 파다했다. 뿐만 아니라 김 대표가 동양매직 매각 지연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등 현재 동양 사태 책임의 강력한 한 축으로 지목받고 있다.

동양네트웍스 관계자는 김 대표의 입장자료와 관련, “김 대표가 책임을 면피하거나 전가하려는 게 아니라 그것이 팩트(사실)이기에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2008년 이 부회장이 그룹의 최고디자인경영자(CDO)라는 타이틀로 그룹경영에 발을 들여 놓을 때, 우연한 기회에 이 부회장에 의해 전격 발탁, 연을 맺게 됐다.

이후 김 대표는 내놓을 만한 스펙도 없고 30대의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에게 두터운 신임을 얻음으로써 그룹의 여러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으며 승승장구해 왔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동생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과 달리 오랫동안 내조에만 신경 써 왔다. 그러나 남편의 경영 스타일과 능력에 불신을 갖게 된 이 부회장은 ‘아버지 회사를 내가 다시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경영에 발을 들였다.

이 부회장의 남편인 현 회장은 단지 사위가 아닌 동양그룹의 온전한 오너가 되고 싶어했다. 금융업에 진출해 이를 그룹의 핵심 축으로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현 회장은 빚을 내 가면서까지 자신의 지분 늘리기에도 혈안이 됐었다.

마침내 현 회장은 지난 2001년 그룹의 모기업이자 지배구조의 핵심인 동양메이저(현 ㈜동양)의 지분에서 이 부회장을 넘어서며 최대주주가 됐다.

그러나 화사는 점점 어려워지기만 했다.

이에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명분으로 이 부회장이 회사에 직접 들어가자 그룹 내부는 자연스레 현 회장 라인과 이 부회장 라인으로 갈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파벌싸움은 2010년 김철 대표가 그룹내 경영에 본격 관여하자 더욱 치열해졌다.

이때부터 동양의 유동성 위기는 시작됐다.

즉, 동양의 붕괴는 현재현 회장과 그의 보좌그룹의 공식조직 ‘전략기획본부’와 이혜경 부회장과 ‘김철’ 대표 간의 잦은 의사 충돌로 인한 좌초라는 게 동양그룹 안팎의 분석이다. 

심지어 후계구도와 관련해서도 현 회장 측은 장녀인 현정담 (주)동양 상무를, 이 부회장 측은 장남인 현승담 동양네트웍스 대표를 후계자로 밀며 대립각을 세웠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누나인 현정담 상무는 그동안 동생보다 다소 먼저 승진해왔다. 그러나 동생인 현승담 대표가 지난 6월 김철 대표와 함께 동양네트웍스 대표이사 자리에 먼저 오르면서 후계구도에도 미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이외에도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 1일 전략기획본부이자 현정담 상무의 남편이고 현 회장의 맏사위인 김봉수 상무가 전격 해임된 것도 김철 대표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김철 대표는 그 동안 현승담 대표와는 호형호제하며 지냈지만 현 상무와는 줄곧 대립각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김철 대표가 동양네트웍스를 통해 소규모 정보기술(IT)기업 인수를 시도할 때 현 상무가 이를 무산시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7일부터 진행될 금융당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현재현 회장에 더해 이혜경 부회장과 김철 대표에 대해서도 추가로 증인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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