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포스트
주요뉴스
뒷북 규제에 집값 상승…전국 아파트값 8년7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세
뒷북 규제에 집값 상승…전국 아파트값 8년7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세
  • 양희중 기자
  • 승인 2020.12.22 0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산·대구·울산·파주 등 36곳, 신규 조정대상지역 추가
집값 상승→정부 규제→비규제지역 집값 상승 ‘악순환’

정부가 널뛰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전국 37곳을 무더기로 규제지역으로 지정한 가운데, 벌써부터 ‘풍선효과’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값이 급등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으면 가수요가 인근 비규제지역으로 옮겨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 아파트 매맷값이 통계 작성 8년7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하는 등 비규제지역에서 인근 조정대상지역과 아파트값을 맞추려는 ‘키 맞추기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반복된 규제에 대한 주택시장의 내성이 강해지면서 풍선효과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17일 파주·천안·전주·창원·포항과 부산 9곳, 대구 7곳, 광주 5곳, 울산 2곳 등 전국 36곳을 무더기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고, 창원 의창은 투기과열지구로 신규 지정했다.

현재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이 서울 전역을 포함해 전국에서 111곳이나 된다. 행정구역상 강원도와 제주도를 제외하고, 사실상 대부분의 지방 도시가 규제지역으로 묶였다. 또 투기지역도 서울 전역을 포함해 49곳에 달한다. 이처럼 지방에 대해 무더기 규제지역 지정은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하지만 전국의 집값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전국 아파트값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12월은 통상적인 비수기지만, 집값과 전셋값 과열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4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0.29% 상승했다. 

이는 부동산원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8년7개월 만에 최고치다. 또 지난주(0.27%)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 상률은 불과 한 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0.03%에서 0.04%로 상승했다. 저금리 유동성 확대, 입주물량 감소 및 전세수급 불안 등으로 매수세가 소폭 증가한 가운데, 강남4구의 주요 단지와 더불어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거나 상대적으로 중저가인 단지 위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경기도 역시 지난주 0.27%에서 이번 주 0.30%로 상승했다. 규제지역 추가 지정을 앞둔 파주는 지난주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상승세(1.11%)다. 지난주 0.78%였던 고양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이번 주 0.88%로 상승폭을 키웠고, 성남 분당구(0.47%), 광주시(0.45%), 남양주시(0.38%), 오산시(0.37%) 등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인천은 지난주와 같이 0.15% 상승했다.

지방 역시 0.38% 오르며 전주(0.35%)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5대 광역시(울산·부산·대구·대전·광주) 집값은 0.55% 올라 역대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울산(0.79%)과 부산(0.71%), 대구(0.40%), 대전(0.36%), 광주(0.40%) 모두 상승세다.

최근에는 전국 곳곳에서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전용면적 84㎡)도 지난달 14일 8억6500만원에 거래돼 종전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전 최고가는 지난달 9일 7억9000만원으로, 불과 일주일도 안 돼 7500만원이나 올랐다.

또 울산 신정동 문수로2차 아이파크 2단지(전용면적 101.48㎡)가 지난달 12일 14억2000만원에 매매돼 손바꿈됐다. 앞서 지난달 6일 13억6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6일 만에 6000만원 올랐다. 

이와 함께 지난 10월31일 4억75000만원에 거래된 포항시 남구 대잠동 자이(전용면적 84.95㎡)는 지난달 18일 75000만원 오른 5억5000만원에 매매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집값이 상승하면 뒤늦게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정부의 ‘뒷북 규제’가 오히려 주택시장의 혼란을 더욱 키운다는 지적이다. 잇단 규제지역 지정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치솟으면서 수요 억제를 위한 규제 대책만으로는 근본적인 집값 안정에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오히려 ‘집값 상승→정부 규제→비규제지역 집값 상승’이라는 악순환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