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독일의 최대 증권거래소 합병이 논의됨에 따라 성사될 경우 유럽 초대형 증권거래소가 탄생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영국 런던 증시를 운영하는 런던증권거래소(LSE)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를 운영하는 도이체뵈르제(DB) 거래소가 성명을 내고 합병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확장을 추구해온 양사의 CEO들은 합병에 적극적이며, 합병을 통해 새로운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DB가 주식의 54.4%를, LSE가 45.6%를 각각 보유하는 내용의 계약을 추진 중이다. 이사회 이사 숫자는 양사에 똑같이 배정되며 새 조직의 수장이 누가 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합병에 성공할 경우 유럽 최대의 증권거래소가 탄생하게 되며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CME그룹과 경쟁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지난 2000년과 2004년, 2012년에도 합병을 논의했으나 성사에 이르지는 못했다.
2000년 5월 당시엔 DB가 처음으로 LSE 인수 의사를 알렸지만 LSE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으며, 2004년 12월에도 합병 시도 땐 DB 주주들이 반대했다.
1802년 설립된 LSE 시가총액은 128억달러, DB 시가총액은 168억달러에 달해 양사의 시총을 합치면 296억달러로 미국 경쟁사인 CME그룹(311억)과 비슷해진다.
또한, 런던 ICE 선물거래소를 운영하는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 그룹과 홍콩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HKEx를 제치게 된다. 고무적인 것은 이번 합병의 경우 과거 합병 시도와 달리 주주들의 반대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현재 LSE의 최대 주주는 10%의 지분을 보유한 카타르국부펀드로 시장에서는 카타르측이 런던에만 집중할 생각은 아니며, 투자 포지션을 좀 더 유연하게 하기 위해 뭐든지 할 것이라는 시각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관계기관의 허락이 최대 쟁점으로 남아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과거에도 반독점 등을 이유로 거래소간 합병에 민감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집행위원회는 지난 2012년 도이체뵈르제와 NYSE유로넥스트간의 합병을 허가하지 않은 전례가 있다.
한편, 이날 증시에서 LSE는 합병 추진 소식에 장중 한때 18.7%나 급등했으며, 급등했고 DB 역시 8.3%의 상승폭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