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컨테이너선 운임 급락에 따라 지난해 4,4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50% 이상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현대상선은 지난 5일 “2015년 4,43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적자전환, 총 1조1825억원의 자본금 가운데 63.2%가 잠식됐다”고 공시했다.
실제 현대상선은 지난해 매출액은 2014년도와 비교해 11.5%, 영업이익은 7.9% 줄어들었다.
이처럼 지난해 현대상선의 실적이 전년보다 더 나빠진 직접적인 원인은 컨테이너 운임 하락 때문이다. 세계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장에 따른 선복량(선박 공급량) 과잉으로 컨테이너 운임은 지난해 급락했다.
지난해 상하이~유럽 간 컨테이너 운임은 TEU(6m 컨테이너 1개)당 620달러로 2014년보다 47%나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미국 서부노선 운임도 25% 하락했다.
특히 해운업계 성수기로 꼽히는 3·4분기에도 운임이 바닥을 맴돌며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악화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지난해 1분기 4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적자의 늪을 탈출하는 듯 보였으나 2분기와 3분기 각각 631억원, 6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4분기에는 1~3분기 누적 손실을 웃도는 1,266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자본잠식률이 50%가 넘으면 주권(株權) 매매를 정지시킨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감사보고서를 제출받은 후 현대상선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은 “현정은 회장의 사재(私財) 300억원 출연, 현대증권 매각 등의 자구안으로 현대상선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이날 현대상선의 무보증사채와 장기신용등급을 각각 B+에서 B-로 두 단계 강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