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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덕연 사태' 이후 CFD 시장 지각변동…메리츠증권, 1위로 올라
'라덕연 사태' 이후 CFD 시장 지각변동…메리츠증권, 1위로 올라
  • 이민준 기자
  • 승인 2024.01.07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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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메리츠증권 CFD 잔고 4093억원…교보증권 제쳐
판도 바뀐 증권사 CFD 시장…키움·삼성證 잔고 급감

지난해  '라덕연 주가조작 사태' 이후 규제가 대폭 강화된 차액결제거래(CFD) 시장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기존 강자로 꼽히던 교보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등은 잔고가 급감하며 순위가 떨어진 반면 메리츠증권은 잔고 규모가 늘어나며 최대 규모 사업자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증거금을 포함한 메리츠증권의 국내외 CFD 잔고는 약 4093억원으로, CFD 사업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는 국내와 해외 잔고 각각 3700억원, 393억원을 합한 수치로 지난해 3월 말 3446억원에서 16%가량 늘어난 규모로, 교보증권(3620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메리츠증권은 라덕연 사태 이전인 지난해 3월 말까지 교보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에 이은 4위 사업자였다. 그러나 사태 이후 당국의 고강도 규제 조치가 진행되며 시장의 전체 규모가 위축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신규 유입을 확대하며 최대 규모 사업자에 오르게 됐다.

증권업계는 메리츠증권이 당국의 규제강화 조치 이전부터 CFD 리스크를 엄격하게 관리해 온 영향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당초 강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두고 있었던 만큼 규제 강화에도 큰 타격 없이 영업을 넓힐 수 있었다는 의미다. 

실제 메리츠증권은 대규모 하한가 사태 당시 미수채권이 발행한 CFD 계좌는 2개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규모도 5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메리츠증권은 시장 재편 이후 CFD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9월1일 당국의 재개 허용과 동시에 CFD 거래를 다시 개시했고, 지난달 11일부터는 CFD에서 미국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를 새로 시작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규제 강화 이후 CFD 사업의 매력도가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부유층 자산관리(WM)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 등 잠재력이 크다"며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잘해왔고, WM부문이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메리츠증권이 영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1위 자리를 내준 교보증권은 2023년 12월 말 기준으로 CFD 잔고 약 3620억원(국내 3100억원, 해외 5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6180억원과 비교하면 41%가량 감소했다.

교보증권은 지난 2015년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CFD를 도입해 최대 규모 사업자 지위에 줄곧 이름을 올려왔지만, 라덕연 사태 이후 규제강화의 압박을 피해가지 못했다. 특히 주가조작 사태 이후 금융감독원의 조사과정에서 CFD를 담당한 전 임원의 배임정황이 들어난 점도 영업 위축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주가조작 사태 발생 전 각각 2위, 3위 CFD 사업자였던 키움증권, 삼성증권은 신규거래 중단조치를 지속하면서 잔고가 큰 폭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키움증권의 CFD 잔고는 약 1667억원, 삼성증권의 CFD 잔고는 4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말 기준으로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5576억원, 3505억원의 CFD 잔고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신규거래 중단 이후 각각 70%, 89%가량 급감하면서 시장의 주요 사업자 자리를 내주게 됐다.

두 증권사의 잔고가 급격하게 줄어든 이유는 이들이 아직까지도 CFD 신규거래를 재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말 기준 키움증권은 라덕연 사태 전 CFD 규모 2위에서 3위로, 삼성증권은 유진투자증권(755억원)과 DB금융투자(450억원)에도 밀리면서 5위 사업자로 각각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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