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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한진칼 보유 진에어 지분 전량 인수가 갖는 의미
대한항공의 한진칼 보유 진에어 지분 전량 인수가 갖는 의미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2.06.14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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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한진칼이 보유 중인 진에어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13일 장 종료 후 한진칼이 보유한 진에어 보통주 28,665,046(지분율 54.91%)6,048억원에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오는 15일 시간외 대량 매매를 통해 주당 21,100원에 매수할 예정으로, 이는 13일 종가 16,550원 대비 27.5%의 프리미엄을 더한 규모다.

이로써 한진칼 자회사였던 진에어는 대한항공 자회사이자 한진칼의 손자회사로 지배구조가 변경된다. 지난 20133분기 한진칼 분할에 따른 이관 후 9년 만에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이다.

자료: 대한항공,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대한항공,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한진칼·대한항공·진에어 모두에 최선의 선택

이번 딜을 통해 한진칼은 진에어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재무구조개선과 함께 유동성 확보에 숨통이 트게 됐다.

20221분기 말 별도기준 한진칼이 보유한 현금은 1,207억원, 순차입금은 12,862억원 규모다. 한진칼은 진에어 매각 대금 6,048억원을 통해 지난 13일 체결한 칼호텔네트워크 자금보충약정 2,000억원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 수직계열화를 통한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내용의 PMI 계획도 가능하게 됐다. 주요 원거리 국제선을 비롯해 일부 근거리 국제선 및 국내선 다수로 사업 방향을 나눠 각각 양대 FSC, 통합 LCC를 운영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효율적일 것. 또 대한항공 밑에 통합 LCC를 둠으로써 이들 자회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도 용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대한항공의 진에어 지분 인수로 한진그룹은 한진칼-대한항공-진에어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된다.

반대로 대한항공 입장에선 항공산업 통합 과정에서 자금지원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금액 6,048억원은 20221분기 말 대한항공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8,952억원의 68%에 달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불안정한 매크로 환경에서, 시가 대비 과한 프리미엄을 부여해 진에어 지분을 양수하는 것은 대한항공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라며, “그룹 내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목적성이 한진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과도한 프리미엄 부여로 퇴색될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20204분기 1조원 이상의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딜이 대한항공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최종 인수할 경우, 진에어를 중심으로 LCC를 통합하기 위한 준비 단계일 수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LCC들은 대한항공의 자회사가 된다. 또한, 이번 진에어 지분 인수로 진에어도 대한항공의 자회사가 되기 때문에 세 LCC들의 최대주주가 대한항공으로 단일화 돼 통합과정이 단순해질 수 있게 된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항공산업이 한진그룹 중심으로 통합되면서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네트워크 효율화 등을 통해 양사 간 사업적 시너지 효과는 1+1 그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게다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리오프닝에 늦지 않도록 진에어를 선제적으로 자회사로 편입시켜 LCC 통합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진에어 자회사 편입통해 LCC 통합 시너지 강화

자료: 대한항공, 한국투자증권
자료: 대한항공, 한국투자증권

현재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절차는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대한항공의 진에어 인수를 통한 이번 지배구조 변경 이슈는 한진그룹 내 동일계열 집단 내 지분 이동에 해당하기 때문에 해외 기업결합신고와는 상관이 없다.

한편, 증권가에서 추정하고 있는 2023년 대한항공만의 적정 시가총액(아시아나항공 인수효과 배제)116,643억원 규모다. 이번 진에어 지분 인수로 대한항공은 6,048억원의 현금이 감소했으나, 2023년 진에어의 예상 EBITDA 1,639억원의 귀속효과를 고려하면 대한항공의 2023년 적정 시가총액은 4.9%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산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 3,000억원에 대한 전환청구가 진행될 경우 보통주 20,399,836주가 발행돼 주식수는 5.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추가적인 자본 확충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분기 1조원이 넘는 잉여현금흐름을 감안할 때 인수금액이 과도한 규모는 아니지만 대주주로서 추가 부담 발생 가능성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진에어 입장에서도 재무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진에어는 한진칼 자회사로 대한항공과 직접적인 지분관계가 없기 때문에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통합 과정에 참여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만약 진에어가 자체적으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인수하게 될 경우 유증 등 추가 자본 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팬데믹기간 화물 호황으로 자금여력이 충분해진 대한항공이 진에어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한진칼과 진에어 모두 재무 부담이 크게 완화됐다.

대한항공 2022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30% 이상 상회 전망

자료: 대한항공, 한국투자증권
자료: 대한항공, 한국투자증권

인수가격 보다 LCC라는 성장동력 회복에 초점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시장가격 대비 높은 금액으로 진에어 지분을 취득한 것에 대해 주주가치 훼손이라는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LCC라는 성장동력을 되찾았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이라는 해석도 있다.

당초 진에어는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출범했었다. 하지만 2013년 한진칼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인적분할될 때 진에어는 한진칼의 자회사로 변경됐는데 이후 대한항공 주가는 크게 조정받았었다. LCC 항공사들이 중단거리 항공여객 시장에서 급성장하며 대한항공과 같은 기존항공사들에 위협이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한항공이 진에어를 다시 인수하는 것은 LCC라는 성장동력을 회복하게 되는 것이며, 이는 성장동력 재확보라는 측면에서 주가에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진에어를 인수함으로써 LCC라는 성장동력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 “중단거리 항공여객 시장에서 빠른 침투를 보이는 LCC 재확보라는 측면에서 주가에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의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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