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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사, LNG선 대규모 발주로 막판 몰아치기 나서…주가는 지지부진
조선 3사, LNG선 대규모 발주로 막판 몰아치기 나서…주가는 지지부진
  • 윤상현 기자
  • 승인 2020.10.13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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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2조원 규모 LNG선 6척 수주

올 상반기 극심한 수주 절벽에 고전했던 조선 3사가 올해를 불과 2개월여를 앞두고 막판 수주 몰아치기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올 4분기에 들어서자마자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에 성공했고 이에 실적개선세를 예상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2일 대우조선해양은 유럽 선사로부터 18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총 6척 수주에 성공했다. 이 회사의 현재까지 총 수주금액은 약 33억달러로, 이번 수주로 목표 수주량(72억1000만달러) 달성률을 기존 24%에서 46%로 한 번에 높였다. LNG운반선 수주로 인해 올해 수주 가뭄에서 숨통을 틔울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선주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러시아가 추진하는 대규모 LNG 개발 사업인 ‘ARCTIC(북극) LNG-2’ 프로젝트와 관련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에너지 기업 노바텍은 1·2차에 걸쳐 이 프로젝트에 투입될 총 25척가량의 쇄빙 LNG선 발주를 추진해왔으며 얼음을 깨면서 운항하는 가스 운반선인 쇄빙 LNG선은 선가가 일반 LNG선보다 50% 비싼 약 3억달러(약 3500억원)에 육박한다.

지난 2014년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에서 이 선박을 세계 최초로 수주했던 대우조선은 그동안 2차 발주 물량을 수주할 유력 주자로 꼽혀왔다. 

또한 이번 공시에 명시된 LNG 운반선 한 척당 계약금액 규모도 기본 LNG선의 가격인 3000억원을 넘어선 것을 보면 북극에서 생산하는 가스를 실어나를 쇄빙 LNG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우조선의 이러한 수주 소식이 전해지면서 추가 LNG선 발주에 대한 조선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LNG선은 한국이 점유율 80~90%를 유지하며 사실상 독점해온 시장이다. 

지난해 수주 소식을 전했던 러시아와 모잠비크 LNG선 건조 계약은 1년가량 지연됐다가 이제야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총 40억달러(약 4조 6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부진했던 상반기 수주 실적을 한 번에 만회할 수 있는 규모라 국내조선사들의 기대감이 크다.

지난해 노바텍이 1차로 발주한 쇄빙 LNG선 물량 15척 중 5척을 수주했던 삼성중공업은 올해 나머지 10척도 가져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9월 러시아 국영 조선소 즈베즈다와 쇄빙 LNG선에 대한 설계 계약을 맺는 등 러시아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임박한 다른 대규모 LNG선 발주로는 모잠비크 프로젝트가 있다.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은 모잠비크 가스전에서 생산한 LNG를 운반하기 위해 연말에 16척을 발주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8척씩 건조의향서(LOI)를 맺고 발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 8월 말 수주가 예상됐지만, 용선 계약을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코로나19사태와 미·중 무역갈등으로 전 세계 선박 발주는 줄어들었지만 굵직한 LNG선 소식들이 남아 한국 조선소의 하반기 수주는 상반기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들 국내조선사들의 적극적인 실적 회복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3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LNG선 수주 점유율 41.6%, 목표 달성률 45%로 국내 조선 빅3 중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3.06% 하락한 2만37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주력 선종인 LNG선 수주로 2021년 매출 재성장과 수익 개선의 기틀이 다져지고 있지만 반면 주가는 회복세가 더딘 상태다. 남은 4분기 중 모잠비크, 카타르발 LNG선 수주 이슈와 한국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 승인 관련 희소식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금일 전 거래일 대비 변함없이 22만4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말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는 선박수주로 인한 주가변동은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대우조선합병 가능성이 한층 커졌고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유력 후보자로 떠오르면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전 거래일 대비 0.75% 하락한 5300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 회사는 지난 7일과 12일을 제외하고 5일부터 13일까지 약보합에 마감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상반기부터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9월 글로벌 누계 선박 발주량은 975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작년(2003만CGT)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9월 말 전 세계 수주잔량 또한 6806만CGT로 지난 2004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렇게 한번 얼어 붙은 시장은 국내 조선사들의 부진한 수주를 불러왔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수주 목표 달성률은 현재 각각 34.5%, 23.6%에 불과하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이번 LNG 운반선 소식 이전에는 목표금액의 24%만 수주한 상태였다. 지난 상반기에는 우리나라가 중국에 세계 선박 수주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10월 한 달에만 5조원가량의 LNG선 발주가 몰린 선례를 경험한 바 있는 국내 조선사들은 기존에 세웠던 수주 목표를 하향 조정하거나 변경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올해도 미뤄졌던 LNG선 수주에 성공하면 막판 몰아치기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는 분위기가 역력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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