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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Check & Balance”
“Again Check & Balance”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18.11.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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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윤석 논설위원

“Again Check & Balance”

미국 중간선거(Midterm Election)가 끝났다. 예상대로 상원은 공화당 우세, 하원은 민주당 장악 구도로 나뉘었다.

역시 큰 이변은 없었다. 선거 전부터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에 투표하면 증시는 하락하고, 세금폭탄과 국경탈출 엑소더스로 종국에는 베네수엘라와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공갈 협박(?)을 해왔다.

선거후에는 “믿을 수 없는 트럼프 매직(Trump Magic)의 승리”라고 낯뜨거운 자축을 하더니, 이 위대한 승리에 대하여 세계 각국의 축하를 받았는데 그들이 내게 무역분쟁의 딜(Trade Deal)을 기대하고 있어 또 그 일을 계속해야한다고 당위성을 부여하기도 했다.

수많은 이민자들의 나라인 미국이 세계최강이면서 세계 최고의 부국(富國)이자 슈퍼파워 선진국인 이유를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아무리 트럼프가 “America First(미국 우선)”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외쳐도 미국 유권자들은 언제나 처럼 철저하게 표를 분산시켰다. 공화 민주 어느 한쪽에 표를 몰아주지 않고 ‘견제와 균형(Check & Balance)’을 선택한 것이다.

선거 때마다 바람몰이, 싹쓸이로 특정정당에 표를 몰아주고 집권하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가 정권이 바뀌면 하나같이 범죄자가 되어 감옥으로 향하는 우리 정치문화와 비교해보면 정말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이제 2020년 재선 구도로 들어선 트럼프는 11월7일자 트위터에서 NBC조사결과 미국 유권자들의 46%가 뮬러 특검에 반대하는데 이는 41% 찬성자를 능가하는 수치라며 탄핵의 부당성을 토로했다.

선거 이후 민주당은 벌써부터 트럼프 탄핵 중단 카드를 앞세워 2019년 3월 미국 부채한도 증액 마감시한에 맞춰 공화당의 부자감세, 이민개혁, 오바마케어 폐지 등을 재검토하도록 협상 카드로 제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자 증세를 원하는 민주당과 10%소득세 감면을 공약한 트럼프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미국과 체결한 모든 조약과 협약을 파기하거나 탈퇴하는 것으로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파리기후협약 탈퇴와 한미 FTA 파기 등이 그것이었고 결국 한미 FTA는 미국의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여 불리한 조건으로 다시 체결되어야만 했다.

상식과 관행을 모두 무시하는 초강대국 미국의 만행(?)은 전세계인들을 사실상 큰 충격에 빠뜨렸음에도 트럼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미 무역 흑자국들을 차례로 환율조작국이나 환율 감시대상국으로 지정하면서 위협하더니 마침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G2간의 총성없는 전쟁에 약소국 신흥국들은 속수무책으로 엄청난 쇼크를 감수해야만 했다.

3억5천여만의 미국 인구중 부동산재벌인 트럼프는 1%이내 초상류층에 속한다.

온갖 기득권을 누려왔고 앞으로도 가진 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현상유지 정책(Status Quo Policy)을 고수하는 정통보수라 해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멕시코 장벽건설과 反이민정책 등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많은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불법복제 및 지적재산권 침해 중지와 같은 트럼프의 문제의식과 개혁의지는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그중 가장 공감하는 부분이 미국에서 태어나면 자동적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미국 출생 시민권제도(birthright citizenship)에 대한 문제 제기다.

아기의 부모는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외국인인데도 미국에서 태어난 아기는 미국 시민권자라는 속지주의(territorial principle)의 논리는 누가봐도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한때 미국 시민권을 노린 한국 임산부들의 원정 출산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서류 미비자로 미국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에게 영주권 나아가 시민권은 꿈에도 그리던 소원이다. 시험, 체류기간, 취업, 크레딧, 인터뷰 등 오랜 기간 동안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취득할 수 있는 미국 시민권을 그저 미국에 여행와서 출산하면 얻게 된다는 것은 매우 불공평한 제도(very unfair to our citizens)라고 문제제기를 한 것이 바로 트럼프였다.

그동안어느 누구도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었다. 미국 여행와서 출산하면 그 아이에게는 자동으로 시민권이 주어지고 , 돌아갈 때는 국무부 발행 미국 여권을 손에 쥐고 비행기를 탈 수 있으며, 나중에 자국에서 살다가 미국에 들어와서 미국 시민이라며 각종 혜택을 누리며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는 트럼프의 표현으로 하면 “터무니없는(ridiculous)”것으로서 속히 개정되거나 폐기되는 것이 마땅하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내년이면 트럼프는 집권 3년차가 된다. 2020년 재선을 앞두고 레임덕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美中무역분쟁도 점차 완화되고, 금리인상 시기도 늦추는 한편 민주당과의 정치적 갈등도 타협 분위기로 돌아서면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안도 랠리가 올 것으로 보는 시각이 한층 많아졌다.

필자는 오히려 트럼프가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들을 보다 현실적으로 다듬어가면서 자신감있고 속도감있게 추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은 바야흐로 다시 금리인상 모드에 진입하고 있다.

산 넘어 산이다. 12월19일 FOMC회의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는데도 증시가 벌써부터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Market Watch에 보면 이란 석유제재로 인해 가격 상승이 예상되던 유가가 다시 공급과잉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데 이는 약세장(Bear Market)의 신호탄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미국의 GDP성장률이 올해 2.9%에서 내년 1.9%, 2020년에는 1.3%로 가파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며 한국은 올해 2.5%에서 내년 2.3%로 한은의 잠재성장률 전망치 2.8%를 밑돌 것이라고 한다.

 

(무디스 전망치 자료사진)

이는 11월11일 중국 광군제와 11월 미국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과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등 투자자들의 연말 소비시즌 랠리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미국 기술주들의 고점 논란과 10년물 국채수익률의 고공행진 등 증시 하락 시그널을 경고하는 메시지와 상통하는 것인만큼 조금더 시간을 두고 체크해보아야 한다.

11월30일 G-20 정상회담을 통한 미중 무역분쟁의 완화나 내년으로 연기된 2차 북미회담의 획기적 진전 등 지나친 기대는 아직 성급하다.

대외적인 변수도 중요하지만 투자자들은 고용 악화, 가계 부채, 내수 부진 등국내 경제 불안 요인 3대 악재를 더 심각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일자리정부를 표방하면서 출범한 연 정부는 연초 올해 취업자수 증가 목표치를 30만명으로 내세웠지만 4월(26만명)과 7월(18만명)에 이어 10월 9만명으로 하향 수정했다.

이러한 고용 악화는 거의 재난에 가까운 수준으로 물가상승에 따른 소득과 소비, 성장에 잇따라 타격을 주면서 경제전반에 활력을 끌어내리고 있으며 이미 국민들에게 큰 고통으로 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11월 한은 금통위의 금리동결이 또다시 10월 한달간 4조원을 팔고나간 외국인들에게 다시 매도의 빌미를 주게될지도 체크해보아야 한다.

막연한 연말 소비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암담한 국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바다 건너 미국 얘기라는 자괴감 마저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연말 증시,그렇다고 지나치게 비관할 이유도 없지만 수익극대화보다는 리스크관리가 어느때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투자자들은 다시 한번 국내외 변수와 정책 변화를 철저히 체크하면서 투자전략과 시장전망을 점검해야 한다.

호재에 둔감하면서 돌발악재에 급락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더 늦기 전에 과감하게 포트폴리오 종목의 교체를 단행해야 할 때다.

방어주vs민감주, 가치주vs성장주, 대형주vs중소형주, 낙폭과대주vs신고가주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견제와 균형(check & balance)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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