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과정이 순항하는가 싶었지만 미국 헤지펀드라는 암초를 만났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4일 삼성물산 지분 7.12%(1,112만5,927주)를 경영참가의 목적으로 취득했다고 공시하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한다고 의사를 밝혔다.
엘리엇 미니지먼트 측은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했을 뿐 아니라 합병 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아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고 반대 이유를 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기존에 삼성물산 주식을 약 773만주(4.95%) 보유하고 있었으며, 5일 추가로 339만주(2.17%)를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분이 5%를 넘기게 되면서 지분 내역 공시 대상이 됐다.
이번 지분 매수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국민연금(지분율 9.98%), 삼성SDI(7.39%)에 이어 삼성물산의 3대 주주가 됐다.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삼성물산 합병 반대 의견으로 업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 지배 구조 개편의 핵심 작업에 차질이 생길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표면상으로는 경영 참가 목적으로 삼성물산 주식을 매수한다고 밝혔으나 투자업계에서는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전 세계에서 260억달러(약 29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영하는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기업의 지분을 매입한 후 경영진을 압박해 시세차익을 거둔 후 먹튀하는 헤지펀드로 유명하다.
앞으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그동안 전 세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행해왔던 것처럼 삼성물산에 기업가치를 올려 주식시세를 끌어올리기 위해 사측에 지속적인 합병반대와 다양한 조건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른 주요 주주들은 합병에 우호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합병무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