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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서로가 몸사린 FTA, 양국의 득실은?
한·중 서로가 몸사린 FTA, 양국의 득실은?
  • 주선영 기자
  • 승인 2014.11.11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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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지난 10일 타결됐다. 한·중 양국이 자국 산업 보호에 역점을 둔 미완의 FTA라는 시각이 팽배하지만 국내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어느 FTA보다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10일 13억 중국인구의 소비시장 문을 열 수 있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가 체결됐다. 역대 최저 수위의 FTA로 평가받고 있지만 이번 체결로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은 어느 FTA보다 클 전망이다.

이번 FTA에서 한·중 양국은 많은 품목을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국은 우선 농축수산업을 지키기 위해 쌀, 쇠고기 등을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했는데 이는 농축수산물 시장을 지키려는 한국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미와 한·EU FTA에서 한국이 기존 관세율을 유지한 농축수산물이 16개에 불과했지만 한·중 FTA에서는 614개에 달한다.

중국 역시 자국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해 조심스러웠다. 12건의 FTA를 체결한 중국이지만 제조업 중심 수출 국가와의 체결은 한국이 처음이다. 더구나 한국이 중국의 최대 수입국인 상황에서 제조업 빗장을 섣불리 열 경우 제조업 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자국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 액정표시장치(LCD) 등 공산품의 관세를 유지하는 내용으로 FTA를 체결한 것이다.

이렇듯 양국이 자국 산업에 민감한 품목들을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한 결과 한·미, 한·EU FTA와 비교해 개방 수준이 한층 떨어져 10년 내 관세를 철폐하는 상품 품목 수는 중국이 전체의 79.2%, 한국은 71.3%로 결정됐다. 한·미 FTA의 10년내 관세 철폐율이 한국 100%, 미국 97.4%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치다. 한·EU FTA의 경우에도 한국은 99.5%, EU는 98.1%의 상품에 대해 각각 10년 내 관세를 없애기로 한 바 있다.

반면 철강·석유화학 등 기존 주력 품목을 비롯해 의류·냉장고·에어컨과 같이 패션·고급 생활 가전 등 연간 458억 달러에 해당하는 수출 제품의 관세가 향후 10년 내 철폐되면 제2의 거대 내수 시장 선점효과는 물론 중소기업들이 수출 활로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가공 무역 중심에서 엔터테인먼트 등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고부가가치 소비재는 대중 수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관세 철폐로 우수한 품질의 영유아용품과 스포츠·레저, 의료기기 등 건강·웰빙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갖는다면 경쟁국인 일본이나 타이완, 미국, 독일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된다.

중국도 한국에 대한 투자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중국의 해외 투자액은 902억 달러로 이 중 한국에 대한 투자는 총 투자의 0.53%에 불과한 4억 8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중국은 FTA를 통해 부품 소재 및 의료·바이오, 문화 콘텐츠, 패션·화장품, 식품 등의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한류 효과를 활용한 전략적 투자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무역업계의 평가다. 국내 투자 확대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반면 농수산물 시장 개방에 따른 국내 농수산업계의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한·중 FTA에서 쌀을 비롯해 고추·마늘·양파·사과·갈치·소고기 등 주요 품목을 양허 품목에서 제외했지만 김치, 대두, 참깨, 팥 등이 저율관세할당(TRQ)·부분 감축 품목에 포함돼 일정 부분 개방이 됐다. 따라서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로 농수산업인들이 받을 타격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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