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 “분기배당 정례화 고려 안 해”
사모 전환사채(CB) 관련 외부 의혹을 샀던 메리츠증권이 관련 투자 프로세스 점검과 내부통제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금융감독원 기획검사에서 불건전 영업행위가 적발된 메리츠증권은 현재 추가 검사를 받고 있다.
유승화 메리츠증권 최고리스크책임자(CRO)는 지난 13일 진행한 메리츠금융그룹 2023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사모 CB 관련 메자닌 사업을 주로 담당하던 부서 임직원들이 퇴사했고, 그 영향으로 해당 사업이 자연스럽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CRO는 “외부 우려가 있었던 만큼 관련 투자 프로세스 점검과 내부통제에 더욱 집중하겠다”며 “자본시장 질서와 직업윤리에 반하는 행위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지 내부통제 업무 전반을 살피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미흡한 점이 있으면 즉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여러 리스크에 노출된 메리츠증권은 그 중에서도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등에 대한 우려도 지난 2분기에 이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유 CRO는 “해외 상업용 자산은 주기적으로 감정평가를 실시하고 가치 하락시 재무적으로 반영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증권의 경우 올해 3분기 중 유럽 오피스빌딩에 대해 평가를 진행했고 520억원 감액손을 반영했다”며 “투자 중인 다른 해외 부동산과 대체투자자산에 대해서도 동일 원칙으로 평가하고 즉시 반영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메리츠금융이 밝힌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는 약 14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652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선순위 비중은 98%고 PF 대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41% 수준이다.
부동산 PF 자산 관련 충당금은 3,294억원으로 전체 자산 대비 2.3%를 차지한다. 또 국내 PF 대출 연체율은 2.2%를 기록했다.
홍콩H지수 하락으로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가능성에 대해서는 “ELS 발행 잔액은 3분기 말 기준 3조9,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자체 헤지 규모는 1조4,000억원으로 타사 대비 적은 수준이고 내년 초 상환되는 홍콩H지수 관련 자체 비중도 1,250억원으로 크지 않은 편”이라며 “당사 발행 ELS는 은행 채널에서 판매돼 손실 발생시 불완전판매 이슈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메리츠금융의 분기배당 정례화는 없을 것이란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이날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주가 저평가 수준에 따라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고 그에 따라 현금배당 규모를 결정하고 있다”며 “분기배당을 정례화하면 자사주 매입 규모를 유연하게 조정하게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사주 매입시 배당가능이익만 감소하고 비과세 배당 재원은 감소하지 않는다”며 “향후 당사 현금배당은 비과세 배달 재원 2조4,000억원을 전부 소진할 때까지 비과세 배당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