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납품 위한 3공장 건설 의견 분분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한 삼성SDI의 헝가리 괴드 제2공장이 점차 수율을 끌어올리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헝가리 제2공장은 지난해 말 공사를 끝내고 양산을 시작한데 이어 현재 제품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삼성SDI는 2019년 BMW와 2021년부터 2031년까지 10년간 29억 유로(3조88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뒤 제2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삼성SDI는 2017년 브라운관과 플라즈마표시장치(PDP) 등을 생산하던 기존 헝가리 공장을 배터리 공장으로 전환한 바 있다. 이후 추가 투자를 통해 제2공장을 건설했고 생산능력을 40GWh(기가와트시)로 늘렸다. 추후 신·증설을 통해 최대 60GWh까지 생산 규모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삼성SDI가 조만간 헝가리 제3공장 착공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하고 있다. 협력사인 BMW가 2025년까지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에 20억유로(2조7,6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배터리 조립시설을 건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3공장은 BMW 전기차 전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합작법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가 3공장에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셀을 생산해 공급하면 BMW는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에서 전기차 플랫폼에 배터리를 조립하는 구조다. 이 공장에선 BMW의 전기차 플랫폼 노이에 클라세에 들어가는 원통형 배터리 셀을 금속 프레임인 배터리 하우징에 조립하는 공정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이 최근 BMW 경영진과 만나며 협력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삼성SDI와 BMW 협력 강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유럽 출장에서 최윤호 삼성SDI 사장과 헝가리 배터리 공장을 둘러보고, BMW 경영진과 회동한 바 있다.
이어 이 회장은 지난달에도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방한한 올리버 집세 BMW 회장과 만나 모빌리티 사업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헝가리에 신규 공장을 짓는다면 투자규모는 1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며, “삼성SDI와 BMW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고려할 경우 헝가리 신공장에서는 BMW 노이에 클라세 플랫폼에 공급할 제품을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다만 일부에선 삼성SDI의 헝가리 신공장 건설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제2공장이 현재 양산 첫발을 내디딘 시점에서 새로운 공장을 착공할 여력이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삼성SDI 관계자 역시 헝가리 제3공장 계획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