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형 배터리 소재’ 천보 주목
2차전지 소재株가 국내증시에서 상승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차세대 양극재 기술을 보유한 엘앤에프가 LG에너지솔루션에 2년간 1조4500억원어치의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2차전지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18일 엘앤에프는 전 거래일 대비 4.46% 하락한 6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엘앤에프는 지난 16일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 공급 계약을 발표하면서 25.44%가 급등했고 17일에는 0.28% 오르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내 3대 양극재 제조업체로 꼽히는 에코프로비엠(162,900 -0.67%)도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7.4% 오른 16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포스코케미칼(107,000 +1.90%)도 같은 기간 3.5% 올랐다.
이번 엘앤에프의 대규모 양극재 납품 계약은 사원계(NCMA·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배터리의 상용화를 알리는 시그널이다. 내년 LG에너지솔루션이 NCMA 배터리를 상용화하면 2차 전지 업계 최초이고 이 배터리는 글로벌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납품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내 배터리 3사의 배터리는 삼원계(NCM·니켈 코발트 망간)가 주력이었다. 하지만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배터리업계는 양극재에서 어떻게 하면 니켈 함량을 높일 수 있느냐에 기술적 총력을 기울여 왔다.
니켈 함량이 높아야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2차전지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는 주행거리가 대폭 향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니켈 함량을 높일수록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번 NCMA 상용화가 성공하면 이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것이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품 구조 개선을 통해 니켈 비중을 90%로 끌어올리고, 알루미늄을 첨가해 코발트 함량은 5% 수준으로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켈 함량이 90%인 하이니켈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00㎞를 달릴 수 있다.
증권업계는 내년 하이니켈 양극재 적용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며 에코프로비엠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다. 3사 중 양극재 생산 규모가 가장 큰 데다 하이니켈 기술력도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울러 테슬라에 납품하는 원통형 배터리 밸류체인(가치사슬)에도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배터리 수명 향상, 성능 안정화에 필수적인 특수 전해질을 생산하는 기업 천보(184,700 -1.60%)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이들 기업의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다는 점은 부담이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엘앤에프 130배, 포스코케미칼 58배, 천보 43배, 에코프로비엠 41배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