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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나선 티몬, 대형 증권사에 ‘러브콜’ 보낸 이유
상장 나선 티몬, 대형 증권사에 ‘러브콜’ 보낸 이유
  • 윤상현 기자
  • 승인 2020.04.10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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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주간사 선정작업 난항…불과 5곳 참여
PEF가 대주주인데다 실적 전망도 불투명

이커머스 업체 티몬의 상장 작업이 예상과 달리 증권사들의 저조한 참여에 경쟁 구도가 애매해지면서 흥행이 기대보다 미지근하다는 평가다. 이에 티몬의 대주주인 사모펀드(PEF)들은 고심 끝에 대형사에 한 번 더 러브콜을 보내고 후보군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10일 티몬의 최대주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내년초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티몬의 정성평가에 참여한 증권사들이 많지 않은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대형 증권사에 제안서를 제출해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티몬은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낸 뒤 지난달 말까지 제안서를 받았다. 이에 대신증권과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 불과 네 곳이 참여해 서류 및 프레젠테이션(PT) 절차를 진행했다. 

외국계 중에선 노무라금융투자 한 곳만 입찰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했던 2017년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선정에 나섰지만, 시장은 기대와는 달리 상위권에 포진된 대형사들의 상당수가 불참하면서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티몬 주주 입장도 난감해졌다. 최소 1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는 만큼, 주간사 다툼이 치열해져야 몸값이 자연스레 상승하는데 이렇듯 조 단위 빅딜에 IB(기업공개(IPO), 증자, 회사채 발행, 구조화금융(Structured Finance), 인수합병(M&A) 등을 주간하고 자문하는 회사)가 소극적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티몬 대주주인 사모펀드(PEF)의 눈높이가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티몬 측은 최소 4000억원 이상의 신주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려 한다. 하지만 IB 입장에선 향후 티몬의 중장기 실적이 우상향할 것이라 전망하기 어려워 마케팅 포인트를 잡기애매한 상황이다. 

또한 자본시장 생리에 해박한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점 역시 부담요인이다. 자료 요구 수준이 까다롭고 수수료 책정 과정에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아 IB 입장에서는 이문이 남는 장사를 펼치기 어려운 고객이다.

티몬의 상장은 대주주 측 자금회수(엑시트)와 맞닿아 있다. 지난 2015년 KKR-앵커에쿼티파트너스-신현성 대표(현 티몬 이사회 의장)는 그루폰이 보유한 티몬 지분 51%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 

현재 이들이 역외 지역에 설립한 특수목적회사(Monster Holdings LP)는 티몬 지분 98.38%를 갖고 있다. 두 PEF가 경영권을 사들인 뒤 몇 차례 증자를 단행해 지분율이 높아졌다.

KKR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펀드 만기에 맞춰 보유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수년 동안 롯데, 신세계 등 10대 그룹을 끊임없이 만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티몬을 당장 사줄만한 전략적투자자(SI)를 찾지 못해 원안이었던 IPO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티몬 입장에서는 자본확충이 절실해 상장이 매우 시급한 시점이다. 2018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회사의 자본 총계는 -4346억원에 달한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인 탓이 컸다. 대주주들이 입찰제안을 요청하며 ‘신주규모 최소 4000억원’이란 조건을 내건 점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이에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의 지분 출회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이번에 IPO를 할 경우 신주발행 비중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며 “자본을 확충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버틸 체력을 키워야 할 타이밍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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