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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디폴트, 오히려 中당국 완화정책 기대감 키워
헝다 디폴트, 오히려 中당국 완화정책 기대감 키워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1.12.08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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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가격 급락, 중국 경제에 부담
헝다그룹 디폴트, 금융당구 완화정책 기대감↑
아시아 크레딧 시장 강세 지속

마침내 헝다그룹의 디폴트 가능성이 현실화됐다. 지난 326,000만달러의 채무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고 기습공시를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헝다그룹은 비핵심 자산과 자회사 지분 매각을 통해 채무상환일마다 근근이 달러 채권이자를 지급하면서 위기를 수습해왔다.

실제로 지난 7월부터 전기차 자회사(Evergrande New Eenergy Vehicle)를 비롯해 인터넷서비스 회사(HengTen Networks), 지역 은행(Shengjing Bank), 부동산 관리회사 등의 자산을 매각해왔고, 11월에는 HengTen의 지분 전부를 매각하면서 27,000만달러를 마련했다. , 쉬자인 회장은 헝다그룹 지분 9% 가량을 매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분 매각만으로는 막대한 채무를 상환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헝다그룹 채권 만기

자료: Bloomberg, 하나금융투자
자료: Bloomberg, 하나금융투자

게다가 헝다물업 등 지분 매각이 거래 직전에 무산됐고 헝다그룹 본사건물 매각도 이사회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하는 등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며 매달 도래하는 이자를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자 결국 채무불이행 발표를 한 것이다.

한편, 헝다그룹의 이번 공시에서 어떤 채무가 관련됐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헝다 관계사 ‘Jumbo Fortune’이 지난 10월에 상환하지 못했던 채무일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헝다가 이 채권에 지급보증을 서 주었기 때문에 채무보증 의무 이행 요구를 받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헝다는 이달 6일 만기였던 달러채권 이자도 상환하지 못했다. 이번 이자는 지난달 2 개의 달러채에 대한 이자지급을 하지 못해 30일간의 유예기간이 도래한 면서 지급해야했던 부분이었다.

더욱이 이달 말에도 다가오는 25,000만달러의 이자지급도 예정돼 있으며, 내년에도 대규모 만기금액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그야말로 헝다그룹에게는 산 넘어 산이다.

헝다그룹 달러채권 만기 일정

주: 달러채 기준, 자료: Bloomberg, 하나금융투자
주: 달러채 기준, 자료: Bloomberg, 하나금융투자

중국정부, 시장 달래기 나서

이 같은 헝다그룹의 공시가 나오면서 중국 정부는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고 있다.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을 소환해 면담을 마친 중국 정부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헝다에 실무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데다 헝다의 채무불이행이 중국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또한, 지방정부와 중앙은행, 증권감독기구 등 관련 정책당국들이 잇단 성명을 통해 헝다그룹 이슈는 개별기업의 문제일 뿐이라고 일축하면서 향후 중국 기업들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신용위기들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중국정부 및 금융당국이 중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완화정책을 꺼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은 중국 헝다그룹의 부실화를 그룹의 개별 이슈로 취급하고 있지만 사실상 디폴트 위기감은 또 다른 부동산 시장과 기업 유동성에도 점차 전이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부동산 가격 급격히 하락, 중국 경제에 부담

주: 전월비, 자료: CEIC,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주: 전월비, 자료: CEIC,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실제로 중국 내 주택 구매자들이 신규 분양을 받지 않으려고 하면서 타 부동산 기업의 수주 잔고 및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역외 크레딧 투자자가 더 이상 중국 부동산 채권에 투자하려고 하지 않아 역외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았던 기업을 중심으로 유동성 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중국 정부와 금융당국은 디폴트의 확산과 주택가격의 급락을 막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 금융리스크 확산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 은행시스템 내 헝다그룹 대출 비중은 0.29%에 불과하지만 전체 부동산 기업의 대출 비중은 약 8%에 달하고,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약 22%로 높음 편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 6일 장 마감 이후 지준율 인하를 결정한데다 확장형 통화·재정정책 전환의사까지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국내 증권전문가들은 이번 헝다사태는 개별기업의 문제가 아닌, 사실상 부동산불균형을 시정하려는 중국정부의 정책의지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헝다 파산이 부동산개발사들의 파산을 이끄는 것이 아닌, 구조조정 단행으로 헝다그룹이 파산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헝다의 디폴트는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광둥성 정부가 헝다그룹에 실무팀을 파견했으며, 지난 7일 리스크 관리 위원회를 설치한 헝다그룹은 광둥성 정부와 함께 본격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관계 기업들의 연쇄 도산을 방지하기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를 다른 부동산 기업에게 매각하는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일각에서 우려하는 헝다그룹의 파산이 또 다른 부동산 기업들의 연쇄 디폴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다만, 헝다그룹 파산을 이끈 중국정부의 결정이 왜 하필 지금인지가 의문이다.

이에 대해 김태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주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현상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과 테이퍼링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것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하며, “미국의 긴축정책 가능성에 중국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한데다 어차피 한번 겪어야할 사안이라면 내년보다는 지금이 더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헝다그룹 파산이 당장은 중국경제의 성장률을 둔화시킬 수는 있으나 중국의 산업체질을 수출·제조에 기반한 중국의 산업체질을 내수·소비로 전환시키기 위해선 이를 감수할 수 있다는 중국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판단이다.

부동산은 내수산업이지만 중국(한국도 마찬가지) 부동산을 지탱해온 근본은 수출제조산업의 수익성을 담보로 한 신용창출이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내수산업이라 할 수 없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헝다그룹 디폴트 불구 아시아 크레딧 시장 강세 전환

현재 중국 내 헝다그룹 뿐 아니라 자자오예그룹과 양광100 홀딩스 등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고 금융당국의 완화정책 기대감으로 아시아 크레딧은 강세 전환하는 모습이다.

지난 1주일 인덱스 기준 중국 역외 크레딧 스프레드는 14bp 축소된 433bp 기록했으며, 투자등급과 하이일드 모두 강세를 보였다. 한국계 외화채권(KP)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같은 기간 KP 신용 스프레드는 3bp 축소된 146bp을 나타냈다.

 한국계 외화채권(KP) 크레딧 스프레드 추이

주: JPM CEMBI Div 인덱스 기준, 자료: JPM,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주: JPM CEMBI Div 인덱스 기준, 자료: JPM,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아시아 신흥국 채권 투자 펀드 자금 유입 추세

12월 첫째 주 아시아 신흥국 회사채를 향한 펀드 자금 유입은 지속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자금 유입은 지난 2017년 수준을 웃돌고 있다.

이는 부동산기업 추가 디폴트 우려에도 중국 금융당국의 완화적인 정책 기대감에 크레딧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데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주간 Asia Ex-Japan 달러표시 회사채 펀드 자금 유출입

자료: EPFR,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자료: EPFR,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특히, Asia Ex-Japan 회사채 펀드의 경우, 같은 기간 12,000만달러가 유입됐는데 직전 4주동안에도 61,000만달러가 유입됐었다. 이에 올 들어 현재까지 373,000만달러가 유입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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