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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국내 게임 상장사들의 빛과 그림자②] 중소 게임사의 ‘날개 없는 추락’
[기획-국내 게임 상장사들의 빛과 그림자②] 중소 게임사의 ‘날개 없는 추락’
  • 윤상현 기자
  • 승인 2020.02.26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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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게임사에 밀리고 중국 자본에 치이고…“불투명한 미래가 더 문제”

국내 중소 게임사들이 하루에 수십억씩 쓸어 담는 대형 게임사들의 독주와 막강한 자본력에 값싼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의 ‘물량 공세’에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26일 구글플레이 게임 카테고리 매출 순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이 1위, ‘리니지M’이 2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리니지2M은 출시하자마자 독주체제를 이어가고 있고, 리니지2M의 전작인 리니지M도 매출 순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넥슨의 ‘V4’이 3위, 넷마블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이 7위, 리니지2 레볼루션이 10위를 기록하며 국내 게임 상위 10위 내에 자리 잡고 있다.

이외 나머지는 중국 게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릴리즈게임스의 최신작 AKF 아레나가 4위, 같은 게임사의 ‘라이즈 오브 킹덤스’가 5위, 4399코리아의 ‘기적의 검’이 6위, 요스타 리비티드의 ‘명일방주’가 7위에 안착했다. 
10위권 밖에도 즈롱게임스의 ‘랑그릿사’가 13위, 4399 코리아의 ‘뇌명천하’가 14위, 미호요 리미티드의 ‘붕괴 3rd’가 15위에 포진했다.

반면 1위부터 20위권 내에서 국내 중소 게임사의 게임을 찾기가 어렵다. 유일하게 111%의 주사위 디펜스 게임 ‘랜덤다이스’가 9위로 선전하고 있다.

이렇듯 국내 게임 산업이 점차 콘솔게임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게임 업계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엔씨와 넥슨, 넷마블 등 일명 3N을 비롯한 몇몇 대형 게임사들과 중국을 위시한 해외 게임사들의 국내 진출이 활발하지만 자본과 인력에서 밀리는 중소 게임사들은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실적과 주가에서 드러난다. 
미르 시리즈의 위메이드는 매출액 1136억원, 영업손실 69억원, 당기순손실 26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중국과의 라이선스 승소 이후 신고가 5만800원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했으나 그해 5월부터 주가가 하락세에 접어들더니 올해 들어 3만원대까지 추락했다.  

게임빌은 2019년 연 매출 1197억 원, 영업손실 171억 원, 당기순이익 93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월 최고가 3만8천350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주가가 한풀꺽이며 3만3천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조이맥스는 ‘관리종목지정 우려’를 이유로 주권 매매 거래가 정지되기까지 했다. 이외에 중소게임사들의 실적도 별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반등의 계기를 찾는 게 어렵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중소업체게임에 투자는 미비하다. 경쟁력을 갖기 힘든 상황이 됐다”면서 “투자 비용의 차이가 워낙 크다 보니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에 상륙한 중국 게임들의 잇단 성공은 중소 게임사들에겐 커다란 압박이다.
중국게임업체들은 이미 중국게임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이들은 자본을 확보해야 투자를 통해 퀄리티를 높일 수 있고 이것이 한국게임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을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게임성이 높으면 하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기피하게 된다”면서 “최근에는 국내 시장에 대한 이해는 물론 게임 자체의 독창성까지 갖추면서 점점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좀처럼 돌파구를 찾기 어려워 보이는 상황에서 게임사 간 인수 등으로 활로를 찾는 시도도 주목된다.

크래프톤의 경우 지난 2018년 11월 펍지, 스튜디오블루홀, 피닉스, 레드사하라, 딜루젼 등의 스튜디오와 다양한 제작팀을 모아 ‘크래프톤 연합’을 출범했다. 최근 이 연합의 일원인 레드사하라 스튜디오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테라 히어로’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1일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했다. 엑스엘게임즈는 바람의 나라, 리니지를 개발한 것으로 잘 알려진 송재경 대표가 이끌던 게임사다. 카카오게임즈의 자본력에 송 대표의 개발력이 더해져 시너지가 기대된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3~4년 전 모바일 대작화가 진행될 무렵 독과점 문제를 잡고 갔어야 했는데 타이밍을 놓친 것이 사실”이라면서 “자금이 순환되지 않는 현 구조상 중소업체의 반등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위 회장은 게임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선 결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액 공제 등 중소개발사, 스타트업이 자리 잡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결국 산업이 죽을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이 판호로 국내 게임산업을 보호한 것처럼, 우리도 ‘비제도적 장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는 세계 모든 나라가 적용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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