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포스트
주요뉴스
사드보복의 결정판 ‘선양 롯데월드’ 공사 빗장 풀었지만…속내는 ‘내수 부양’
사드보복의 결정판 ‘선양 롯데월드’ 공사 빗장 풀었지만…속내는 ‘내수 부양’
  • 이민준 기자
  • 승인 2019.05.02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조 규모 중국판 롯데월드…사드보복에 2년여 공사 중단
中지역경제 부양차원서 허가…롯데, 공사 재개시점 고민중
1일 롯데그룹 관계자는 “중국 선양시 정부가 지난달 15일 롯데월드와 호텔 등을 비롯한 롯데타운 2기에 대한 사업 시공 인허가를 내줬다”고 공식 발표 했다.
1일 롯데그룹 관계자는 “중국 선양시 정부가 지난달 15일 롯데월드와 호텔 등을 비롯한 롯데타운 2기에 대한 사업 시공 인허가를 내줬다”고 공식 발표 했다.

2년 전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의 일환으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대해 갖가지 억지스로운 정책으로 치명타를 가했다. 이 후 사드보복은 한국단체관광 금지 등이 단계적으로 암암리에 해제되는등 점차 수그러지는 양상을 보이면서도 롯데는 사드 부지(롯데 성주골프장)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끝없는 보복에 시달렸다. 

특히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 롯데백화점 뒤쪽에 있는 롯데월드 용지는 중국 정부가 롯데를 겨냥한 사드 보복의 결정판으로 지금도 공사 중단된 채로 방치돼 있다. 

이러한 사드보복의 상징이었던 중국 랴오닝성 선양 롯데월드가 2년5개월 만에 공사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롯데그룹에 대한 중국정부에 관련 제재가 해소되는 수순으로 해석하기엔 시기상조다.

1일 롯데그룹 관계자는 “중국 선양시 정부가 지난달 15일 롯데월드와 호텔 등을 비롯한 롯데타운 2기에 대한 사업 시공 인허가를 내줬다”고 공식 발표 했다.

선양 롯데월드(롯데타운)에 당초 계획상으로는 축구장 23배 면적(16만㎡)에 건축면적만 145만㎡ 규모여서 예상 사업비만 3조원이 넘는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로 올해 실내 테마파크와 쇼핑몰, 호텔과 오피스텔 등 초대형 복합시설이 완공돼 명실상부한 중국판 ‘롯데타운’으로 들어설 예정이었다. 

롯데그룹이 현재까지 2조원가량 투입한 것으로 알려진 선양 롯데월드는 2014년 5월 문을 연 백화점·영플라자를 비롯해 영화관과 아파트 등이 이미 들어선 상태에서 사드 사태가 불거진 후 2016년 말 중국 당국이 선양 롯데월드 건설에 절차상 미비점을 들어 공사를 중단시켰다. 

또 중국에 진출한 롯데마트 등 롯데 계열사 전 사업장에 대해 세무조사, 소방·위생점검, 안전점검 등을 실시했다.

롯데 측은 “2년간 멈춰져 있던 사업장이라 당장 공사를 재개하기는 힘들 것 같다. 무엇보다 공사 재개 시 협력사 인력 수급 문제 등은 물론 내부 설계 변동 가능성 등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내부 고민이 많다”고 설명했다.

롯데 측은 일단 프로젝트를 완공한 뒤 팔거나 임대하는 방안은 물론 백화점 자리를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것까지 폭넓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허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신속히 재개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1기 사업으로 시작한 선양 롯데백화점은 사드 갈등 이후 고객이 줄고 입점 업체들이 철수하면서 수백억 원대 적자가 쌓였다. 2기 사업 완공 뒤에도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 고민을 더해 준다.

현지에서는 선양시의 이번 시공 허가는 최근 중국 동북 3성 지역의 경제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롯데타운 건설을 통한 경기 부양을 기대하고 내놓은 조치로 해석한다. 지역 경제성장률이 중국 내 하위권인 상황에서 시정부가 롯데 측에 공사 재개를 재촉하려는 모양새다.

아울러 사드 보복 관련 다른 제재가 풀려야 의미가 있지만 단체관광객(유커) 관련 제재가 순차적으로 풀리는 와중에도 결정적 제재는 여전하고 무엇보다 롯데그룹은 배제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베이징·산둥·우한·충칭·상하이 지역을 중심으로 유커 방문이 허용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롯데 관련 여행상품은 판매되지 않고 있다. 온라인 여행상품과 크루즈, 전세기도 허용되지 않아 예전처럼 유커 방문은 급감했다.

사드 보복 조치로 수년간 누적적자를 피할 수 없어 고전하던 롯데그룹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에서 발을 빼왔다. 이미 지난해 롯데마트 매장을 모두 매각한 데 이어 백화점도 정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백화점은 5개 매장 중 쓰촨성 청두, 랴오닝성 선양 등 2개 매장만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서 유통사업을 접으면서 판로를 잃게 된 식품제조업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롯데는 지주가 보유하는 형태로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중국에 6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누적 적자가 쌓이며 공장 철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1994년 롯데제과를 필두로 백화점, 마트 등 유통업과 화학, 관광 등 20여 개 계열사가 진출했다. 투자 규모만 10조원이 넘었으나 사드 보복 조치로 손실 규모가 2조원을 넘어 철수가 불가피해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