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관련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박영수 특검팀 사무실에 또 다시 출석했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12일 특검에 소환돼 22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으며, 19일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후 25일만에 특검에 출석한 것이다.
이날 이 부회장은 소환 예정시간보다 조금 이른 오전 9시26분경 대치빌딩 주차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 부회장은 심경을 묻는 기자진들의 질문에 “오늘도 특검에서 모든 진실을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다만, ‘순환출자 문제 관련해 청탁한 사실이 있는지’, ‘공정위에 로비한 의혹이 사실인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대치동 대치빌딩에는 이른 시간부터 200여명 이상의 취재기자와 시민단체가 몰려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빌딩 입구에는 ‘법대로 심판하라’ 등의 피켓을 든 시민들이 폴리스라인을두고 경찰과 마찰을 빚었고 심한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이들은 또 다른 한편에서 태극기를 든 시민들과 극한 대치상태를 이루며 긴장감을 이뤘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16일 이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범죄 사실 소명이 부족하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이후 특검팀은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내용, 박 대통령이 최씨 지원을 강하게 압박한 정황 등 이 부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단서를 포착했다며 최지성 미래전략실 실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 등 경영진들을 잇달아 소환 조사하며 수사를 이어갔다.
특검팀은 이번 조사에서 추가로 확보한 진술과 증거를 바탕으로 이 부회장을 둘러싼 뇌물혐의를 다시 집중 조사할 방침으로 최 씨에 대한 지원에 얼마나 개입했는지, 최 씨를 지원해주고 박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대가를 받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특검팀의 수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 씨에 대한 뇌물죄 성립을 위한 특검의 끼워 맞추기 수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