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폰의 배터리 발화사건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심해지고 여전히 발화 원인을 찾을 수 없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배터리 폭발 위험이 없는 겔 타입의 고체 전해질을 개발했다.
구종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질구조제어연구단 책임연구원 팀은 미국 퍼시픽 노스웨스트 내셔널 래버러토리의 칼 T. 뮐러(Karl T. Mueller) 교수팀과 공동으로 기존 액체전해질을 대신할 이온성 액정 겔 전해질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전해질은 대표적인 에너지 저장소자인 리튬 이차전지 및 축전기(Capacitor)등의 필수 구성성분으로 전자의 전달은 제한되지만 이온을 전달하는 특성은 우수해야 한다.
또, 이온성 액정 겔 전해질이란 이온성 액체를 구성성분으로 하면서, 구조적으로 규칙적인 결정구조를 가진 물질을 말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100도의 온도에서 이온성 액체와 리튬염을 혼합한 뒤 다시 상온에 둬 겔 형태로 제작하는 간단한 공정을 개발했는데 이렇게 제작된 전해질은 겔 형태라 흐르지 않아 누액의 문제가 없다.
현재 리튬이차전지에는 카보네이트계 액체 전해질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증발, 누액, 발화, 폭발에 취약한 것이 최대 약점이다.
따라서 자동차,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후방 산업으로의 확대되는 데 제약 사항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연구진은 고체 상태인 겔 전해질 안에 4.36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의 일정한 간격을 둔 층상구조를 만들어 효율적인 이온전달이 가능토록 했다.
액체상태에서는 이온이 방향성 없이 퍼져나가지만 규칙적인 구조를 만들면 원하는 방향으로만 이온이 움직이기 때문에 배터리의 출력을 더 높일 수 있다.
구종민 박사는 “이번 연구의 이온성 액정 겔 전해질은 별도의 화학 시약 첨가없이도 물리적 방식으로 겔 전해질을 제조할 수 있다”며, “기존의 겔 전해질에 비해 전기화학적 특성, 열적 안정성, 이온전도특성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형성과 가공성이 우수하고 누액, 휘발, 발화, 폭발 가능성이 없어서 기존의 액체전해질의 불안전성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지원으로 KIST 기관고유 미래원천기술개발사업과 산업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해양경비안전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우수 과학 저널인 ‘Advanced Materials’에 11월 9일자 최신호의 표지논문으로(Inside Back-Cover)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