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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강자 없는 ‘車반도체’ 시장 매년 10%씩 성장…“지금이 한국의 기회다”
절대강자 없는 ‘車반도체’ 시장 매년 10%씩 성장…“지금이 한국의 기회다”
  • 정상혁 기자
  • 승인 2021.03.11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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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엔 시장 규모 676억 달러 전망
NXP·인피니온·르네사스 등 시장 주도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과 아직은 격차 커
생태계 구축 나섰지만, 수익성은 걸림돌

지금까지 국내에서 외면 받던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수익성 확대가 예상되면서 정부도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장이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기업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생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다. 독보적인 일인자는 없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골고루 시장을 차지하고 있고 수익성 대비 개발 난이도가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에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가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수요·공급 기업 간 협력 체계 구축과 정부의 적절한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380억 달러에서 2026년에는 676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10%에 달한다.

이는 미래차에 적용되는 전동화·자동화 추세를 기반에 둔 분석이다. 현재 내연기관차에는 200~300개 수준의 반도체가 쓰이지만 전기·수소차, 자율차에서는 2000개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 2~3 자율주행차 1대의 반도체 사용액은 280~350달러 수준이지만, 사실상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 4의 경우 1150달러 이상으로 급증한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차량용 반도체가 기능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기 때문에 승산이 있는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통상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 주행과 탑승자 안전 상황 정보를 감지·분석·판단해 제어·구동하는 반도체를 뜻한다.

세부적으로는 용도에 따라 파워트레인(엔진·모터·배터리 등), 샤시 제어(조향·제동·안전 등), 인포테인먼트(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계기판 등), 통신 등으로 나눠진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글로벌 기업 영향력이 커 진입하기 어렵지만 앞으로 유망한 인포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이미지 센서 등은 절대강자가 없는 영역”이라며 “우리 기업들에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워트레인과 샤시 제어 등 핵심 반도체는 해외 기업이 이미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시장 점유율을 보면 NXP(10.2%, 네덜란드), 인피니온(10.1%, 독일), 르네사스(8.3%, 일본), TI(6.9%, 미국), ST마이크로(6.9%, 스위스), 보쉬(4.7%, 독일) 순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텔레칩스, 넥스트칩 등이 차량용 반도체를 설계·판매하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실제로 국내 완성차 업체는 차량용 반도체의 9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분야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는 극소수이며 대부분 매출 1000억원 이하 중소기업으로 구성된다. 파운드리(위탁 생산)의 경우 수급 불안정을 이유로 전장시스템 제어 칩(MCU) 생산 공정 자체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최근 글로벌 수급 차질로 품귀 현상이 발생한 차량용 반도체도 이 MCU와 관련된 것이다.

미국의 한파, 일본의 지진, 대만의 가뭄 등 자연재해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폭스바겐·포드·토요타 등은 자동차 생산량을 줄이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등 국내 업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관련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은 탓에 단기간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정부가 민·관 채널을 활용해 주요 국가, 해외 반도체 기업, 협회 등과의 협력 강화를 추진하는 이유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위탁 생산에 강점을 지닌 대만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는 단기 대책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미래차 핵심 반도체에 대한 연구개발(R&D) 지원이 필요하다.

이에 산업부는 차량용 AP, 엣지컴퓨팅 칩, 레벨 4 자율차용 부품, 안전 주행 플랫폼 등과 관련된 R&D에 내년까지 2047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수요기업과 국내 팹리스, 파운드리 간 협력 모델을 발굴해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구축의 가장 큰 걸림돌은 수익성이다.

공정 투자에 수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익성은 모바일 반도체 등에 비해 부족하다.

차량용 반도체 수요량이 스마트폰·PC보다 적고 플랫폼 표준화도 미진해 규모의 경제 달성에 어려움이 존재하는 탓이다.

아울러 사람이 탑승하는 자동차의 특성상 가혹한 온도·습도·충격에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안전성이 요구된다.

이런 이유로 국내 자동차·반도체 산업은 각각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협력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왔다.

차량용 반도체는 설계부터 제조, 실차 테스트까지 긴 시간과 큰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수요 기업을 중심으로 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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