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 상승 랠리의 주요요인은 유가보다 ‘정제마진’…1분기 사상 최대 이익

화석연료 재조명에 정제수요 호황

2022-05-13     이민준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유가 상승과 석유 제품 수요 회복에서 비롯된 ‘정제마진’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S-Oil(에쓰오일)의 주가가 상승 랠리를 보이고 있다.

13일 에쓰오일은 전 거래일 대비 1.38% 오른 11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2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지난 3월 13일부터 30% 가까이 뛰어 올랐다. 

더욱이 이는 52주 최저가(7만9200원) 대비 39% 넘게 상승한 것으로, 이 기간 시가총액이 무려 3조원이상 늘어나며 시총 순위 28위로 뛰어올랐다.

에쓰오일의 주가는 친환경 대체에너지가 성장세를 보이며 하락을 면치 못했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급등한 국제유가의 영향으로 뚜렸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에 따른 정제마진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 2월말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행하면서 이에 따른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가 이어졌고 러사아는 보복수단으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이에 사용량의 절반가량을 의존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 세계가 고유가에 경제 타격을 받는 모양새다.

지난 3월8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가 사상 최대치인 배럴당 123.7달러 기록하자 에쓰오일이 보유하고 있던 원유가 유가 상승에 따라 평가이익에 잡히며 5000억원이 넘는 이익이 발생했다. 이에 영향을 받은 주가는 불과 일주일 만에 10%가 넘으며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정제마진’ 우려가 부각되면서 에쓰오일의 주가는 다시 주저앉기 시작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 제품 가격에서 운영비용과 유가 등 원자재 비용을 뺀 수치로 원유를 전량 수입해 가공하는 에쓰오일의 ‘정제마진’ 부담은 주가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정제마진의 부담이 확대되면서 가라앉았던 에쓰오일의 주가는 코로나19사태가 완화되면서 항공유, 등·경유 등 석유 제품 수요가 증가했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배럴당 5.3달러 수준이던 정제마진은 올 1분기 12.6달러, 2분기 23.5달러로 급등했다. 주가가 본격적인 오르기 시작한 3월 중순은 정제마진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던 시기다. 

이에 힘입어 에쓰오일은 지난 1분기 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렸다.

대체에너지 성장으로 사양산업으로 평가받던 정유업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점도 에쓰오일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주요 경쟁 업체들이 ‘탈탄소’를 내세우며 정제시설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미국 엑슨모빌과 일본 에네오스(Eneos)는 탄소감축 압박으로 각각 호주와 일본 정제설비 폐쇄를 준비하고 있고, 세계 최대 석유화학 기업 중 하나인 라이온델바젤은 2023년말까지 미국 내 정제설비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산업은 ‘탄소감축’이라는 중장기 아젠다 안에서 코로나 팬더믹과 러시아 사태로 심화된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구조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업계는 에쓰오일에 대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유럽 내 석유공급 차질, 신규 정유 설비 부재로 등·경유 마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며 우호적인 수급환경에 따라 연간 정제마진 강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