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조정장에 접어들자 국내 주식 비중 줄이고 있다
코스피가 조정장에 접어들면서 국민연금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국내 주식 비중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 분산을 통해 국내 주식 투자를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상장사 가운데 국민연금이 5% 이상 투자한 종목은 265개로, 전년도 말 275개보다 10개 줄었다. 2019년의 314개에 비해서는 49개나 감소했다.
작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감소한 종목은 216개로, 증가한 종목(103개)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앞서 국민연금은 해외 주식 비중을 키우는 대신 국내 주식 비중을 작년 말 16.8%에서 2025년까지 15% 내외로 줄이는 자산 배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5% 이상 투자 종목의 주식 가치는 작년 말 기준 154조5천642억원으로 2020년 말 164조2천235억원에 비해 5.9%(9조6천593억원) 줄었다. 국민연금은 투자 전략을 바꿔 정보통신(IT)·전기·전자 업종을 줄이고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에 대한 국민연금 보유 주식가치가 가장 많이 줄었다. 작년 말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주식가치는 41조1천752억원으로 1년전보다 11조1천841억원(21.4%)이나 감소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율은 2020년 말 10.70%에서 작년 말 8.69%로 2.01%포인트(p) 하락했다.
이어 LG화학 2조7천125억원(지분율 2.93%p↓)·셀트리온 2조88억원(0.88%p↓)·엔씨소프트 1조2천901억원(3.72%p↓)·SK텔레콤 8천666억원(1.17%p↓) 순으로 보유 주식 가치와 지분율이 줄었다.
반면 작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보유 주식가치 증가액 1위는 신규로 사들인 삼성바이오로직스(3조3천815억원, 지분율 5.66%)였다.
이어 크래프톤 1조6천13억원(지분율 7.11%)·하이브 1조219억원( 7.08%)·SK바이오사이언스 8천637억원(5.02%)·SK스퀘어 8천355억원(8.89%)·SK아이이테크놀로지 5천998억원(5.01%) 등의 종목이 새로 추가됐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비중 축소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며 "주식시장의 상승보다는 하락에 무게를 두는 것 같아 한편으론 씁쓸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