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테슬라 주식처분에 세금만 13조원···美 역사상 최고액
스톡옵션 행사 등으로 28조원 수익 보우한 스톡옵션, 처분 주식보다 많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보유주식 매각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식 처분에 따라 그가 내야할 세금은 약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고액이다.
지난 29일(현지시각)미 매체 CNN은 머스크가 이날 160만주를 취득할 수 있는 스톡옵션을 행사하고 이중 934,090주를 10억달러(약 1조1,870억원)에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이 금액은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세금을 내기 위한 것이다.
이로써 머스크는 내년 8월까지 취득할 수 있는 스톡옵션 2,290만주 모두를 행사했으며 이중 1,030만주를 매각했다.
지난 2012년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머스크는 이후 몇 년에 걸쳐 테슬라가 재정 및 운영 목표를 달성함에 따라 옵션 실행권한이 확정됐다. 머스크는 지난 11월 시작한 옵션 행사 전까지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됐다.
머스크의 옵션 행사가격 주당 6.24달러(약 7,407원)를 기준으로 계산할 때 머스크가 옵션행사로 벌어들인 소득 235억달러(약27조8,945억원)가 과세 대상이다.
평균 매각가격은 주당 1,091.73달러(약 129만5,900원)으로, 최고세율 40.8%를 적용하면 그가 내야할 연방세금은 약 107억달러(약 12조7,009억원)에 달한다.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의 재산은 포브스 평가로 2,800억달러(약 332조3,600억원) 규모다.
머스크는 내년까지 옵션 행사를 할 시간 여유가 있으나 미 의회에서 사회보장법안이 통과되면 세율이 8% 인상되기 때문에 이를 회피하기 위해 미리 처분했다.
머스크는 지난 달 옵션 행사 외에도 신탁해 둔 주식 540만주를 처분했다. 이 주식은 머스크가 2010년 테슬라 상장 당시부터 보유하던 주식으로 추정된다. 이 주식에 대해서는 세율이 20%인 장기자본이익세를 내도록 돼 있어 세금이 12억달러(약 1조4,244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그가 올해 처분한 총주식수는 1,570만주에 달하며 이로 인해 테슬라의 주가는 다소 하락했다.
머스크의 평균 매각가격인 주당 1,091.73달러(약 129만5,900원)는 매각을 시작하기 전 최고 주가보다 약 11% 낮은 금액이다. 테슬라 주식은 올 들어 54% 상승했다.
머스크는 테슬라에서 월급과 보너스를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최근 몇 년 동안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았다.
프로퍼블리카(Propublica)의 조사에 따르면, 머스크를 비롯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설립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 등 억만장자들이 2018년에 세금을 전혀 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 의회에서는 부호들의 재산에 부유세를 매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초 머스크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10%를 처분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29일까지 처분한 주식은 보유주식 전체의 9.2%로, 머스크는 추가로 주식을 처분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게다가 올해 머스크가 주식을 처분한 뒤에도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은 오히려 늘어났다. 그가 보유한 주식은 1억7,770만주로 처분 전보다 4% 늘어난 것이다.
또 2018년 보수계약에 따라 그가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도 여전히 5,900만주가 남아 있다. 이 주식의 행사가격은 주당 70.01달러(약 83,100원)으로 2028년까지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처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지난 2018년 보수계약에 의하면 머스크는 테슬라의 실적에 따라 2,530만~3,380만주의 스톡옵션을 추가로 취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