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계대출 9조7,000억↑…7월 기준 역대 최대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9조7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7월 증가액 기준으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카카오뱅크, HK이노엔 등 공모주 청약으로 신용대출이 늘어난 데다 전세담보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리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1일 한국은행의 '2021년 7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40조2,000억원으로 한 달 전(1,030조4,000억원)보다 9조7,000억원 늘어났다.

7월 증가액 기준으로는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던 지난해 7월 7조6,000억원 보다 무려 2조1,000억원 더 많은 것으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최고치다.

공모주 청약 증거금 신용대출 등 일시적 영향에 따른 것으로, 올 들어 지난 4월 증가폭 16조2,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규모다.

은행 가계대출 및 기업 자금조달

기간 중 잔액 증감, 억원

7월 가계대출 중 특히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6월 1조3,000억원 증가했던 기타대출은 7월 들어 3조6,000억원 늘었다. 이는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실제 지난달 에스디바이오센서에 32조원, 카카오뱅크에 58조원, HK이노엔에 29조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렸다.

이 밖에 전세대출 등 주택담보대출도 7월 가계대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체 주택담보대출이 6조1,000억원 증가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이 2조8,000억원 늘었다. 7월 증가폭으로는 2015년 7월(6조4000억원)에 이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두 번째로 컸다.

박성진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통상 7월은 보통 비수기인데, 주택담보대출은 주택매매 거래 시점과 통상 2~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담보대출이 늘어나고, 전세 대출도 이것 보다는 짧지만 거래가 일어난 이후 1~2개월 후에 대출이 발생한다”며, “이번에 나타난 주택담보 대출은 7월에 일어난 거래라기보다는 그 이전에 일어난 거래가 대출 증가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업대출은 11조3,000억원 증가한 1,03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증가폭으로는 2000년 7월(8조4,000억원)에 이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체 기업대출을 견인한 건 코로나19의 타격을 크게 받은 중소기업이었다. 중소기업대출은 9조1,000억원 늘어난 858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자금수요와 은행·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등의 영향이다.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대출도 4조2,000억원 늘어났다. 중소기업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모두 7월 기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대기업 대출은 2조3,000억원 늘어난 175조4,000억원으로 3개월 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분 재취급에 따른 것으로, 회사채 발행과 주식발행은 각각 1조5,000억, 1조8,000억원 증가했다.

한편 향후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차장은 “주택매매, 전세 관련 자금수요,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수요 등에 따른 대출 수요가 크기 때문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