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조선株, 연초부터 가파른 수주 랠리에 상승폭 넓혀…투자심리 개선

1,000억대 수주 현대미포조선 5.8%↑ 3척 수주 한국조선해양 2.3% 상승

2021-02-09     윤상현 기자

국내 조선주들이 연초부터 대규모 수주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사태 확대로 수주가 연말까지 지연됐던 지난해와는 달리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현대미포조선과 한국조선해양은 전일 1,000억 원대 선박 수주 소식에 동반 강세를 보였고 연초부터 이어지는 수주 소식에 다른 조선 업체들도 전반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모양새다.

9일 현대미포조선은 전 거래일 대비 0.70% 하락한 4만9450원에 거래를 마감했지만 전날 5.84% 상승한 4만 9,800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코로나19사태 직격탄에 급락했던 지난해 3월19일(2만500원)에 대비 무려 151% 오른 수치지만 올해 들어서는 미비한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최근 현대미포조선의 주가를 이끄는 것은 싱가포르에 있는 선사로부터 1,161억 원 규모의 40K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 공사를 신규 수주했다는 소식에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 중심의 매수세가 늘었기 때문이다. 

전날 오세아니아에 있는 선사로부터 3척의 선박 수주 소식을 전한 한국조선해양도 금일 전 거래일 대비 0.50% 오른 10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중공업(0.79%), 대우조선해양(1.54%) 등 다른 조선 업체들도 소폭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이렇듯 최근 조선주들의 상세는 올해 들어 선사들의 선박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내 조선 업체들의 잇단 수주 소식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이미 지난달에만 14억 달러 이상의 수주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4억 달러 정도 수주한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었다. 

또한 지난 4일 유럽 소재 선사와 각각 중형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2척, 석유화학제품(PC)선 3척 등 5척, 2억 3,000만 달러 규모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달여 만에 총 17척(15억 4,000만 달러)을 수주한 것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해 1월에는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지만 올해에는 지난달에만 4억 달러가량의 수주 성과를 기록했으며 지난 4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총 2,300억 원 규모의 1만 3,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선박은 오는 2023년 1분기 내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올해 LNG운반선 1척, 컨테이너선 4척 등 총 5척, 6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올해 수주 목표 78억 달러의 8%에 해당한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지난달 LPG 운반선 2척을 수주하면서 일찌감치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달 내로 네덜란드 에너지회사 쉘과 30만 톤급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0척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들 선박의 가격은 한 척당 약 1억 달러로 통상적인 VLCC보다 1,500만 달러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벙커 C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둘 다 사용이 가능한 LNG 이중 연료 추진선이기 때문이다. 총 계약 금액은 1조 1,000억 원대로 추산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수주까지 합치면 올해 목표치(77억 달러)의 15%를 채우게 된다. 

여기에 조선주의 경우 지난달 선제적으로 조정이 진행됐다는 측면과 함께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선가지수가 조선 업종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진단이다. 

조선 업계에 따르면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신조선가는 지난해 말보다 3.5% 올랐으며 2만 3,000TEU급 컨테이너선과 LNG선의 신조선가도 최근 소폭 상승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수주 환경 개선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며 올 상반기 선가 반등이 조선주 주가 리레이팅에 가장 중요한 부문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