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테슬라와 애플 등 기술주 불안에 3대 지수 급락

2020-09-09     박남기 기자

뉴욕증시가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4주 만에 최저치로 밀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 사흘 동안 10% 넘게 빠지며 '조정'국면에 직면했다.

8일(현지시각)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32.42포인트(2.25%) 급락한 27,500.8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5.12포인트(2.78%) 추락한 3,331.8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65.44포인트(4.11%) 폭락한 10,847.6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애플과 테슬라 등 올해 가파르게 오른 주요 기술기업 주가 불안이 쉽게 가시지 않는 양상을 보였다. 테슬라의 경우 S&P500 지수 편입이 불발된 점이 가세하면서 주가가 사상 최대인 21% 이상 폭락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역대 최대다.

애플은 6.7% 내려 지난 3거래일 동안 14% 넘게 떨어졌다. 3거래일 낙폭으로는 2008년 10월 이후 최대다. 페이스북과 아마존은 4% 넘게 밀렸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6.7% 급락했다. 넷플릭스 1.8%, 알파벳 3.6%, 줌 5.1%씩 하락했다.

S&P500의 기술업종은 4.6% 급락해 이달 2일 사상 최고 대비 11% 넘게 밀렸다.

한편 일본 소프트뱅크가 대규모의 기술주 콜옵션 매수를 통해 이들 기업 주가 급등에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주가 과열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소프트뱅크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을 비롯해 최근 기술주 콜옵션에 대한 과도한 매수세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옵션 거래의 급증은 주가가 경제의 펀더멘털과 괴리됐을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옵션 포지션이 청산되거나, 실물 주식을 이용한 헤지 과정 등에서 변동성을 촉발할 가능성도 커진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시장의 불안감을 더하는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브리핑에서 중국과의 모든 관계를 끊는 '디커플링'을 또 언급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압박성 발언을 지속하는 중이다.

또 미국 상무부가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를 블랙리스트에 포함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블랙리스트에 포함되면 상무부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아야 SMIC와 거래할 수 있다.

미국이 SMIC를 제재할 경우, SMIC에 각종 부품을 공급하는 미국의 반도체 업체들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SMIC는 부품 대부분을 미국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지만, 시장에 별다른 지지력을 제공하지 못했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8월 소기업 낙관지수가 100.2로, 전월의 98.8에서 올랐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99.1도 웃돌았다.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10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3.01달러(7.6%) 떨어진 36.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11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밤 9시22분 현재 전날보다 2.18달러(5.2%) 하락한 39.83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