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you're foreign investors, wanna buy Korean stocks?"

투자는 역지사지(易地思之)다.

2020-03-02     황윤석 논설위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3월1일 오후4시 현재 18명이 사망했고 3,736명이 확진자로 밝혀졌다. 발원지인 중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확진자수를 기록하면서 세계 76개국이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초기에는 대구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한 대구 경북 지역이 전체 확진자수의 80%이상이었지만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 꼼짝없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갇혔다. 자고나면 특정지역에서 몇백명씩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또 매일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전국민이 집안에 갇혀 외부와의 접촉을 꺼리는 공포의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한동안 잠잠하나 싶던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동과 유럽 등지에서 사망자와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세계적 대유행(global pandemic)'의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가 순식간에 전세계를 삼켜버린 것이다.

주식 시장도 예외일 수 없다. 미국 뉴욕증시는 11년만에 최악의 한주를 마쳤는데, 지난 한주간 다우지수는 -12.4%, S&P500 지수는 -11.5% 급락하는 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주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지난 한주간 거래소 지수는 2162에서 1987로 2000선이 붕괴되면서 -8.3% 급락했고 코스닥 지수도  667에서 610으로 650선 지지선이 무너지면서 -8.7% 급락했다.

외국인들은 지수 급락하는 한주 동안 코스피에서 3조4500억을 순매도했는데 이는 2월 한달간 순매도 금액 3조3천억원을 상회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강력한 지지선이라고 믿고 있었던 지수대가 힘없이 무너지면서 코스피 2000선은 이제 상향 돌파가 어려운 저항선으로 변해가고 있어 투자자들은 패닉 상태다.

금과 달러 등 안전자산이 연일 급등하는가 하면 유가와 국채 수익률 등은 최저치 부근까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불과 며칠만에 난공불락의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200원을 훌쩍 넘어서 1220선 고점을 찍고나서 1210원대에서 횡보중이다. 달러인덱스가 조정받는 가운데서도 원화 가치의 가파른 하락세가 나타나면서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물량 또한 매일같이 쏟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국내 모든 경제활동은 사실상 마비 상태다. 이러한 충격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와 생산 등 실물경제 위축을 넘어 금융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국내외 경기침체로 내수가 무너지고 수출마저 막힐 경우 그야말로 복합 악재에 따른 초대형 위기인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공장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각종 부품 등 글로벌 공급망이 훼손되기 시작했는데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 확실하다.

소비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국내 기업들의 생산 차질이 생겼으니 경제적인 충격이 상당할 것임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이나 경제기구들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1%에서 2.8%로 하향조정하고 있는데 무디스와 S&P도 이미 한국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6~1.9로 낮춰잡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코로나 추경'의 효과도 아직 미지수다.

추락하던 미국 증시가 그나마 낙폭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경기 부양을 위해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미국 연준 파월 의장의 긴급 성명 덕분이었다. 골드만삭스는 이것이 사실상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것이라며 3월부터 6월까지 무려 3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순식간에 급락하는 불안한 시장에서 급등하는 테마주만 좇는 외줄타기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수익을 내는 것보다는 잃지 않는 투자, 즉 투자금을 지키는 투자를 하는 것이 맞다. 지금은 쉬어야 할 때다. 쉬는 것도 투자다. 몇몇 투자자들이 내게 묻는다 "외국인들이 왜 이렇게 한국 주식을 팔까요" 내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입장을 바꿔보면 답이 나옵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죠"

결론은 이렇다. "여러분이 외국인 투자자라면 지금 한국 주식을 살까요" (If you're foreign investors, buy Korean stocks?) 외환투자를 하시는 분들을 위해 끝으로 한마디. "미국이 금리인하한다는데, 달러 인덱스가 떨어지고 있는데, 원화 가치가 이렇게 급락했는데, 달러가 이렇게 많이 올랐는데,

또 꼭지에서 달러 사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