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쪼그라든 지역경제, 부·울·경 울상…호남 반색

통계청 ‘2018년 지역소득(잠정)’ 발표 충북, 광주 순 성장…전남도 성장률↑ 부·울·경 성장률 부진…제조·건설 영향 1인당 개인소득 서울 1위…전남 최하

2019-12-23     정상혁 기자

지난해 영남과 호남 지역의 경제성장률이 엇갈렸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의 호조로 광주, 전남 지역의 경제는 성장세를 보였으나 부산·울산·경남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8년 지역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전체의 지역내총생산(명목)은 1900조원으로 전년보다 60조원(3.2%) 증가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지역내총생산은 전년보다 2.8% 성장에 그쳤다. 이는 2012년(2.4%) 이후 6년 만에 최저 수치다. 2015년(2.8%)과 같은 수준에 머무른 셈이다.

지역별로는 제조업, 건설업 등이 증가세를 보인 충북(6.3%), 광주(5.2%), 경기(4.9%) 등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남도 3.1% 성장률을 보이며 선전했다. 충북은 제조업(10.3%)과 건설업(12.6%) 등을 호조를 보였다. 반면 사업서비스업(-8.1%), 농림어업(-1.2%) 등은 줄었다.

지난해 호남 지역 성장도 두드러졌다. 2017년 1.3% 성장에 그쳤던 광주는 지난해 5.2% 성장했다. 보건·사회복지업(10.1%), 건설업(9.1%), 제조업(3.6%) 등이 늘어난 게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광주의 경우 공동주택 건설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건설업이 호조를 보였다. 대기업은 에어컨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제조업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남(3.1%) 경제성장률도 전년(1.3%)보다 1.9%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부산·울산·경남의 성장률은 다소 정체됐다. 부산은 보건·사회복지업(7.8%)과 금융·보험업(5.3%) 등은 증가했으나 제조업(-1.0%), 건설업(-1.2%) 등은 감소하며 1.5% 성장에 그쳤다. 1%대 성장에 머물던 부산은 전년보다 0.1%p 성장률이 더 내려갔다.

경남은 0.4% 성장에 그쳤다. 전년보다는 1.1%p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의 성장률에 머물렀다. 2017년 -0.7% 성장률을 보였던 울산은 제조업(2.0%), 사업서비스업(4.3%) 등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성장률이 보합(0.0%)됐다. 건설업(-14.6%)과 전기·가스업(-12.8%)은 부진했다. 

심상욱 통계청 소득통계과장은 “울산의 경우 제조업이 성장하기는 했지만, 내부적으로 주력 업종인 선박 산업 등이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역경제가 좋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주력 업종이 좋아야 소비도 늘어나는데 그렇지 않다보니 소비마저 동반감소했다”고 설명했다.

1인당 개인소득은 서울이 2326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울산(2167만원)으로 2017년에 이어 올해도 2위에 머물렀다. 세종은 2061만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개인소득은 가계 및 가계에 봉사하는 비영리단체가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소득을 말한다. 가계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1인당 개인소득이 가장 낮은 곳은 전남(1805만원)으로 서울과의 격차는 500만원 이상 벌어졌다.

지난해 17개 전국 시도 전체의 개인소득(명목)은 1027조원으로 전년보다 40조원(4.1%) 늘었다. 전국 지역총소득(명목)은 1905조원으로 전년보다 57조원(3.1%) 증가했다.  

실질 민간소비는 울산(-0.7%)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증가세를 보이며 전년보다 2.7% 상승했다. 세종(10.6%)의 민간소비가 가장 높았다. 실질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모두 전년보다 각각 4.0%, 2.1%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