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대중국 ‘관세폭탄’ D-6…사흘만에 하락

2019-12-10     박남기 기자

뉴욕증시가 3거래일만에 하락했다. 대중국 추가관세가 예정된 15일(이하 현지시간)이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중 양국이 그 전까지 무역합의에 이르지 못해 관세폭탄이 발동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9일(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5.46포인트(0.38%) 떨어진 2만7909.6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9.95포인트(0.32%) 내린 3135.9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4.70포인트(0.40%) 하락한 8621.83에 마감했다.

전날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11월 중국의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 줄어들며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당초 시장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글로벌 수요가 늘면서 수출이 약 1%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제론 예상보다 크게 부진했던 셈이다. 특히 대미 수출이 전년 대비 23% 급감했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로, 12개월 연속 감소세다.

시장 일각에선 중국의 수출 부진이 미중간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양보를 부추겨 타결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렌홍빈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미국과의) 협상이 평등과 상호 존중의 원칙을 바탕으로 계속 발전하고 가능한 한 빨리 모든 당사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결과에 도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보고서를 통해 “미중 무역분쟁이 재차 심화될 경우 중국은 수출 부진 심화 등으로 경기둔화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협상 합의 유인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은 중국에 비해 비교적 견조한 경기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는 분석이다. 6일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11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일자리 수는 26만6000개 늘어났다. 지난 1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당초 시장은 18만개 증가를 예상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3.5%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떨어지며 196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동기에 비해 3.1% 높아졌다.

만약 미중 양국이 15일까지 1단계 무역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예정대로 대중국 추가관세가 부과된다. 미국은 15일부터 1560억달러(약 18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해 15% 관세폭탄을 발동하겠다고 예고해왔다.

미중 고위급 협상단은 지난 10월11일 미국 워싱턴 협상에서 1단계 무역합의, 이른바 ‘스몰딜’(부분합의)에 도달했지만 아직 합의문에 서명하진 못했다. 양국은 당초 11월 중 서명을 추진했지만 실무협상에서 관세 철회 문제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최종 타결이 미뤄지고 있다.

중국은 기존 추가관세 철회를 1단계 무역합의의 조건으로 내세우는 반면 미국은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강제 기술이전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관세 철회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11일 올해 마지막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연준이 이미 금리인하 사이클 종료를 선언한 만큼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1.50~1.75%로 동결될 것이 유력하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 거래일보다 0.96포인트(0.24%) 내린 406.39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 지수는 60.97포인트(0.46%) 하락한 1만3105.61, 프랑스 CAC40 지수는 34.66포인트(0.59%) 떨어진 5837.25를 기록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5.76포인트(0.08%) 내린 7233.90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8센트(0.3%) 떨어진 59.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내년 2월물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밤 9시43분 현재 22센트(0.3%) 하락한 64.17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