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배분과 분산투자- 지금부터 해야한다.

2019-11-04     황윤석 논설위원

미국 FOMC회의에서 다시 금리를 인하했다. 올해 들어서만 세번째다. 10월 한은 금통위에서도 금리를 인하해서 기준금리가 1.25%가 되었고 미국은 1.5~1.75%로 낮아졌다.

은행에 1억원을 맡기면 이자로 1년에 125만원을 준다는 것인데 이를 1개월로 환산하면 10만4천여원 정도다. 이런 상황인데도 갈곳없는 시중자금들이 은행으로 몰린다는 것인데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의 막이 오른 것이다. 일본과 유럽이 마이너스 금리인 점을 감안하면 더이상 금리인하로 경기를 부양하고 인플레를 잡겠다는 것은 무리인 것이 확실하고 그러다보니 미국 연준도 추가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금리인하가 더이상 만병통치약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태리에 유학 가서 25년간 살다온 친구 녀석이 처음 이태리 은행에 돈을 맡기러 갔을 때 수수료를 내라고 해서 당황했다는 경험이 아직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우리도 머지않아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3분기 GDP성장률이 발표되었다. 시장 예상치 1.6%를 뛰어넘은 1.9%였지만 2분기 2%에 못미치는 것이고 1분기 3.1% 깜짝실적과도 거리가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가. 1분기 -0.4%로 역성장 충격을 주더니 2분기 1.0% 한숨을 돌리는가 했는데 3분기 다시 0.4%로 연성장률 수정치 목표 2.4% 달성은 사실상 물건너갔다. 금리를 인하했는데도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을 넘어 이제는 스태크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는 지경이다.

저금리 뿐만 아니라 저성장에 저물가까지 이른바 3低시대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톰슨로이터 조사에 의하면 글로벌 슈퍼리치라는 소위 전세계 거부(巨富)들은 이미 주식과 채권 뿐만 아니라 금과 같은 대체투자와 현금  등으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한편 그중에서도 철저하게 분산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산의 45%에 달하는 주식투자중에서도 미국과 일본, EU등 선진국 주식투자비중이 89%에 이르는 반면 신흥국 투자는 10% 비중에 그쳐 극단적인 대조를 보이고 있다. 신흥국 중에서도 중국, 대만, 홍콩, 베트남, 인도 등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 투자 비중이 6.3%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한국 주식 투자 비중은 맥시멈 1% 미만일 것이 확실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들은 오히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투자비중을 조금씩 더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월까지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연간 매수금액이 177억 4천만달러를 넘어섰다고 하는데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20조에 달하는 금액이다.

올 들어 10월말까지 미국 S&P500 지수가 21.0% 오르는 동안한국 코스피 지수가 3.7% 상승하는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처럼 국내 투자자들중 해외주식 투자 직구족들이 늘고 있다는 것도 거역할 수 없는 글로벌 자산배분의 도도한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글로벌 자산배분과 분산투자가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필자는 투자자들에게 온라인 공개방송을 통해 각종 자료등을 제시하면서 채권과 외화 같은 안전자산으로 자산을 배분하고 위험자산인 주식도 분산 투자할 것을 강조했다.

이를테면 한국 주식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연일 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미국과 대만을 비롯하여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일본, 그리고 중국의 일부 유망주 등 해외와 국내 주식에 분산 투자할 것을 역설했다.

그랬더니 몇몇 투자자가 채팅을 통해 '더이상 한국 주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거두라'고 하더니 더 나아가 자신이 '30년 넘은 투자자인데 누가 더 수익률이 높은지 내기를 해보자'는 무대포식의 비아냥거리는 것이 아닌가. 기가차서 더이상 말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필자는 이러한 막무가내식 태클이나 악성 채팅을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결국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그들을 제압하고 압도하여 더이상 논리적으로 대항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스마트폰으로 전세계 주식을 마음대로 매매하는 글로벌 투자시대에 아직도 이와같은 외통수 고집불통  '우물안 개구리' 투자자들이 있다는 것은 더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글로벌 저성장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지금국내 주식시장의 수익률이 좋지 않아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경기침체와 시장 변화에 대비하는 자산배분과 분산투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더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미처 예상치 못한 돌발적인 악재로 인해 더이상 일희일비하지 않으려면 글로벌 자산배분과 분산투자-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