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거래대금이 늘어도 지수 상승은 불확실

2018-08-03     김원 기자

대내외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주식 시장의 거래대금이 뚝 떨어지면서 증시 둔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거래대금은 대체로 여름철에 소폭 줄었다가 9월에 다시 반등하는 패턴을 보였지만 올여름은 유달리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글로벌 무역전쟁, 내수경기 둔화 우려, 남북경협주 모멘텀 약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동시에 겹치면서 기록적 폭염에도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전문가들은 9월부터 다시 거래대금이 늘어날 수 있지만 지수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중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산한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원으로 지난 6월 12조4000억원 보다 3조원 이상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피가 장중 2600선을 돌파했던 지난 1월 거래대금인 15조8000억원 과 비교하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최근 거래대금이 마르면서 지난 30일에는 7조5217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12조원 이상 가파르게 증가하던 신용공여 잔액 또한 7월 말 현재 10조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주식 시장 거래대금은 매년 7~8월 다소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지만 올해는 감소 폭이 배에 달했다.

2017년 일평균 거래대금을 살펴보면 1월 6조9000억원에서 6월 9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가 7월에는 8조2000억원으로 1조원 이상 감소했다.

2016년에도 일평균 거래대금이 6월 9조1000억원에서 7월 8조3000억원으로 8000억원가량 줄어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거래대금이 한 달 새 3조원 이상 급감하면서 계절적 요인 때문만은 아니라는 진단에 힘이 실린다.

다수의 증권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는 계절적 요인 외에도 대내외 악재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7월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발언 강도나 메시지에 따른 파장도 거래대금 감소 원인 중 하나라고 진단하고 있다.

9월에 접어들면 거래대금이 다시 늘어나는 패턴을 보이겠지만 시장이 살아나는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해 보인다. 미국 외 지역의 경기 둔화 해소, 달러화 약세, 기업 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 등이 이뤄져야 주식 시장이 활황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별로 거래대금 증감을 살펴보면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위축이 눈에 띈다. 한때 10조원을 넘어섰던 개인투자자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6월 8조원에서 7월 5조5000억원으로 한 달간 30% 이상 급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일평균 거래대금도 지난 6월부터 2조원 아래로 떨어졌고 7월에는 1조9000억원에 그쳤다. 기관투자가들 또한 7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2분기 개별 기업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부합할 가능성이 낮아 외국인 자금의 강한 유입은 기대하기 어렵다. 투자심리 회복도 지수 방향을 결정할 주요 요소 중 하나이다.

최근 코스닥 지수의 낙폭이 과도해 기술적 반등세가 나타날 가능성은 있으나 추세적 상승세는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시장 단기 급등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추가 하락 여지도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점진적 매수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는 남북경협주부터 제약바이오, 전기전자, 철강까지 업종 전반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중 단기 이익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고 벨류에이션 상 저평가 영역에 진입한 업종이나 이익의 중장기 안정성이 뚜렷한 업종을 중심으로 비중 확대를 해 나가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